미국과 이스라엘의 열흘간 이어진 대규모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란 지도부가 여전히 건재하며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지도부는 공습을 피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최근 상황을 반영한 메시지를 꾸준히 내놓으며 단결과 저항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 횟수는 전쟁 초반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아랍 걸프 국가와 이스라엘 등 광범위한 전선에 걸쳐 주요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소재 미국 국가안보 유대연구소(JINSA) 자료에 따르면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전쟁 둘째 날 420발에서 최근 3일간 평균 45발로 급감했다. 그러나 발사 빈도가 안정화됐으며 수백 대의 드론을 동원해 정유 시설, 공항, 대사관 등을 공격하고 있다.

이란 지도부의 이러한 저항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기대했던 조속한 정권 붕괴가 현실화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석가들은 이란이 지난 6월 미국·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에서 큰 손실을 본 이후 새로운 전쟁에 대비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란혁명수비대 창설 멤버인 모센 사제가라는 "그들은 준비가 돼 있었다"며 "공습만으로는 정권을 파괴할 수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란 정권의 생존 비결 중 하나는 특정 지도자 개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중첩된 권력 구조다.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이후 그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신속하게 새 최고지도자로 임명된 것이 그 증거다. 이란 정치·종교계는 새 지도자를 중심으로 결집하며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이란은 전쟁을 걸프 국가들까지 끌어들이는 지역 분쟁으로 확대시켜 국제 유가와 무역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는 9일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한 외교관은 이란의 목표가 전쟁의 여파를 축적시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을 떼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란 정부는 내부 봉기를 막기 위해 통신을 거의 완벽하게 차단하고 시위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혁명수비대 정보국은 이란 국민 수백만 명에게 "거리 시위는 적에 대한 직접적인 협력으로 간주될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살라르 아브누시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적에게 동조하면 사살 명령이 내려져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란 정권이 겪는 압박도 상당하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정권이 붕괴되기보다는 취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당성보다는 억압과 제도적 규율, 그리고 생존이 달렸다는 엘리트들의 공감대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