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 자산을 주식처럼 쪼개 거래하는 '토큰 증권' 시대의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오는 2027년부터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026년 1월 15일 토큰 증권 도입을 위한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KIS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개정안 통과로 토큰 증권 활성화를 위한 법적 토대가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개정안은 블록체인 기술인 분산원장을 법적 효력이 있는 증권 장부로 인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한국예탁결제원이 중앙집중형 장부를 독점 관리했지만 앞으로는 분산원장에도 증권 권리내역을 기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이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토큰 증권을 발행·관리하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가 신설된다. 기존에 유통이 어려웠던 투자계약증권이나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등을 거래할 수 있는 장외 유통 플랫폼도 제도화된다.
토큰 증권 시장이 활성화되면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블록체인 기술과 스마트 계약을 활용해 발행, 등록, 이자 지급 등 전 과정이 자동화되면서 조달 및 운용 비용이 크게 절감될 수 있다.
실제로 홍콩 정부가 발행한 토큰화 녹색채권의 경우 기존 방식 대비 약 100bp(1%포인트)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거래 체결과 동시에 결제가 실시간으로 완결돼 시장 전체의 자본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기회를 맞게 됐다. 대형 증권사들은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우량 자산의 발행과 유통을 주도하고, 중소형사들은 코스콤이 주도하는 공동 플랫폼을 활용해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을 덜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가의 부동산이나 희소성 있는 미술품 등에 소액으로 투자할 길이 열리는 셈이다.
다만 시장이 안착하기까지는 과제도 남아있다. 보고서는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과 플랫폼 간 표준화 문제, 그리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나 예금 토큰 등 결제 수단의 법제화가 미완성인 점을 도전 과제로 꼽았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를 통해 향후 1년간 분산원장의 기술적 요건, 예탁결제원 시스템 연동 방식 등 세부 설계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7년 1월경 잠정 시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