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우탄 인형을 든 아기 일본원숭이 '펀치'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정작 야생의 동족들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유해조수로 취급돼 매년 수천 마리가 도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 농림수산성은 2024년 한 해 동안 원숭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이 7억7000만엔(약 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매년 수천 마리의 원숭이를 포획하거나 도살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농작물 피해를 겪는 농민과 인도적 해결책을 주장하는 이들 사이에서 논쟁을 낳고 있다. 다카요 소마 교토대 영장류학자는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은 중요하지만, 적절한 정당성 없이 일정 수의 원숭이를 도살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즈미야마 시게유키 신슈대 교수 역시 "원숭이 무리 하나를 죽이면 다른 무리가 그 자리를 차지할 뿐"이라며 도살은 비효율적이고 '끝없는'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도살 대신 전기 울타리나 '원숭이 개'와 같이 훈련된 개를 이용해 침입자를 쫓아내는 비살상적 조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나가노현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마츠다 타쿠미씨는 원숭이에게 호의적인 소수 농부 중 한 명이다. 그는 인간이 원숭이의 자연 서식지를 침범하는 등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츠다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야생 원숭이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농부들이 원숭이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생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라며 "'펀치'의 인기가 더 많은 사람이 야생 일본원숭이의 현실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