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의 군사적 사용 제한을 고수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가 보복 조치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이날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며 이와 별도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에도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 범위를 둘러싼 기업과 정부 간의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한 사례다.

앤스로픽의 소장에 따르면 갈등은 2025년 가을 미국 국방부의 'GenAI.mil' 플랫폼 관련 협상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방부는 앤스로픽에 '모든 합법적 사용'을 위해 AI 모델 클로드의 사용 정책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앤스로픽은 대부분의 요구에 동의했으나 '인간의 감독 없는 치명적인 자율 전쟁'과 '미국인에 대한 대규모 감시' 두 가지 사용은 허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해당 용도로는 클로드를 테스트하지 않았고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갈등이 고조되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 2월 24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4일 안에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른 강제 조치 또는 '국가안보 위험' 지정을 통한 공급망 퇴출에 직면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아모데이 CEO가 이틀 뒤인 2월 26일 공개적으로 요구를 거부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모든 연방 기관에 앤스로픽 기술 사용을 즉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앤스로픽을 '급진 좌파 깨시민 회사'로 규정했다.

같은 날 헤그세스 장관 역시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앤스로픽을 '공급망 안보 위험'으로 지정하고 모든 군 계약업체 및 공급업체가 이 회사와 상업적 거래를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후 조달청(GSA), 재무부, 국무부 등이 잇따라 앤스로픽과의 관계를 단절했다.

앤스로픽은 소송에서 정부의 '공급망 위험' 지정에 아무런 사실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정부로부터 보안 인증(FedRAMP)을 받고 보안 인가를 유지해왔으며 헤그세스 장관조차 2월 24일 회의에서 클로드의 성능을 '절묘하다'고 칭찬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두 명의 국방부 고위 관리가 기자들에게 이번 지정이 '이념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앤스로픽은 정부의 조치가 행정절차법(APA),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와 제5조(적법절차), 대통령의 법적 권한 등을 위반했다며 다섯 가지 법적 근거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