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미국 증시가 충격에 빠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된 지 일주일여 만에 유가가 50% 급등했다. 이에 경제와 주식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으며 한때 12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는 3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WTI는 공격 직전인 지난 2월 27일 67.02달러에 마감했다.
증시 변동성도 급증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30을 돌파했다. 벤치마크인 S&P 500 지수는 지난 1월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 약 4% 하락했다.
글렌메드의 마이클 레이놀즈 투자 전략 부사장은 "예상치 못한 충격"이라며 "투자자들은 사태가 전개되는 와중에 실시간으로 그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데니 리서치는 "이제 약세장과 경기 침체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유가 급등에 따라 석유와 주식 시장의 연관성도 뚜렷해졌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지수와 미국산 원유의 20일 상관관계는 -0.813으로 두 자산이 정반대로 움직이는 강력한 역상관 관계를 보였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 집약적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을 잠식한다. 또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막을 수 있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 0.15~0.20%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 물가에도 즉각적인 영향이 나타났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478달러로 한 달 전 2.902달러에서 급등했다. 이는 2024년 여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종별 희비는 엇갈렸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연료비가 원가의 20~25%를 차지하는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입어 S&P 1500 여객항공 지수는 분쟁 시작 이후 15% 급락했다. 반면 S&P 500 에너지 섹터는 같은 기간 1%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래리 아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분쟁이 "비교적 단기적일 것"으로 예상하며 연말 유가 목표치를 배럴당 55~60달러로 유지했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거시 연구 전략 책임자는 "휴전 합의라는 헤드라인 하나에 이 모든 상황이 매우 공격적으로 반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