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로 해상 운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알루미늄 벤치마크 가격은 장중 톤당 3544달러까지 오르며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해 전 거래일 대비 1.5% 하락한 톤당 3394달러에 마감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2022년 3월 톤당 4073.5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가격 급등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중동 분쟁이 촉발됐기 때문이다. 이 분쟁이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이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에서 생산된 알루미늄이 미국과 유럽으로 운송되는 핵심 경로다.
공급망 불안은 다른 요인과 겹치며 심화했다. 원자재 시장 분석업체 마렉스의 에드 메이어 애널리스트는 "장기 공급처였던 모잠비크 모잘 제련소가 이달 가동을 중단하는 시점에 걸프 지역 알루미늄 공급까지 막히면서 특히 유럽의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부 생산업체들이 계약 이행을 위해 다른 지역의 재고를 사용하려 하지만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금속이 많고 전반적인 재고도 낮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호주 광산업체 사우스32는 지난해 12월 모잠비크 정부 등과 전력 공급 계약 협상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연산 56만톤 규모의 모잘 제련소를 3월 중순부터 유지보수 상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공급 부족 공포는 시장 구조도 바꿔놓았다.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은 '콘탱고' 상태였던 알루미늄 시장은 현물 가격이 더 비싼 '백워데이션'으로 전환됐다. 현물-3개월물 가격차(프리미엄)는 지난주 금요일 톤당 47.4달러까지 치솟아 202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는 22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편 유가 급등은 글로벌 성장 둔화와 산업용 금속 수요 약화 가능성을 높였으며 달러 강세 역시 금속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구리는 톤당 1만2943달러로 0.6% 올랐고 아연은 3327달러로 0.9% 상승했다. 반면 니켈은 1만7385달러로 0.5%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