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기술 연구단체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온라인상 허위 정보와 혐오 발언을 연구하는 외국인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정책이 위헌이라는 이유에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독립기술연구연합은 워싱턴 연방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미국 내 비시민권자 연구자들의 활동을 불법적으로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
연합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소셜미디어의 보수적인 발언에 대한 검열에 맞선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연구자와 허위정보 반대 활동가들을 겨냥한 '뻔뻔하고 광범위한 검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캐리 드셀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구금과 추방의 위협을 이용해 자신들이 반대하는 발언을 억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정책이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와 제5조(적법절차) 등을 위반한다며 법원에 정책 중단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법을 위반하고 시민의 헌법적 권리를 부정하는 개인의 입국이나 체류를 허용할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온라인에서 보수적인 목소리가 억압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외교 정책의 주요 의제로 삼아왔다. 앞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5월 "미국인을 검열하는 데 연루된" 외국인에 대한 비자 금지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유럽인 5명에게 비자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는 유럽연합(EU) 기술 규제 당국이 혐오 발언 및 허위 정보 확산 방지를 위한 '디지털서비스법(DSA)'을 근거로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X에 1억2000만유로(약 20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직후 나온 조치다.
비자 발급 금지 명단에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연합의 회원 단체인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의 임란 아메드 최고경영자(CEO)와 '글로벌 허위정보 지수'의 공동 설립자 클레어 멜포드 등이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