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사망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의 운전면허를 갱신해준 미국 캘리포니아주 차량관리국(DMV)이 관련 기록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9일(현지시간) AP통신과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 칼매터스에 따르면 DMV는 상습적으로 교통 법규를 위반한 운전자가 아동 사망 사고를 낸 이후에도 면허를 갱신해줬다. 또한 검찰이 관련 자료를 요구하자 1년 가까이 제출을 거부하며 법정 다툼까지 벌였다.
사건의 당사자는 코스타스 리나르도스다. 그는 2022년 말 3톤 픽업트럭을 과속으로 몰다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차에 타고 있던 23개월 유아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이 사고 이전에도 과속, 난폭 운전, 불법 거리 경주 등 최소 16차례의 교통 법규 위반과 4차례의 충돌 사고 전력이 있었다.
플레이서 카운티 검찰은 중과실 차량 과실치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리나르도스가 자신의 운전 습관이 위험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줄 DMV의 모든 기록을 요구했다. 그러나 DMV는 검찰이 '부당한 목적'으로 기록을 요청한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결국 사건이 법정으로 넘어간 뒤에야 DMV 측 변호인은 리나르도스의 치명적인 사고 이후 어떤 조사도 진행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심지어 그의 면허를 갱신하기 전 청문회조차 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건 기어 플레이서 카운티 지방검사는 "DMV가 막을 수 있었던 끔찍한 피해를 유발한 운전자들이 많다는 사실이 드러날까 봐 기록을 필사적으로 숨기려 한다"며 "그들에게 도덕적 또는 법적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칼매터스의 조사에 따르면 DMV의 이 같은 대응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캘리포니아에서는 약 5만6000건의 사망 또는 중상 교통사고가 발생했지만 DMV가 운전자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경우는 3300건에 불과했다. 전체 사고의 약 6%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진 셈이다.
시민단체 '모두를 위한 거리(Streets For All)'의 마크 T. 부크세비치 정책국장은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역할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주 정부의 총체적인 실패"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DMV는 대변인을 통해 "주의를 환기해줘서 감사하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 사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