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동차 제조사 그레이트 월 모터스(GWM)가 신차 홍보용 이미지가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광고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GWM은 9일(현지시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웨이 V9X'의 광고 이미지가 표절이라는 지적을 인정했다. 해당 이미지는 지난해 랜드로버가 사용한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홍보물과 거의 동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된 이미지는 차량 색상과 구도 등 전반적인 콘셉트가 매우 유사해 온라인상에서 즉각적인 비교 대상이 됐다. 웨이 지엔쥔 GWM 회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인 결과 해당 포스터는 명백한 표절이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사가 이번 사안에 대해 "완전한 법적, 재정적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랜드로버 측이 GWM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GWM은 이미 중국 내수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영국 출시도 거론되는 '탱크 4x4' 모델 등 랜드로버와 경쟁하는 다수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랜드로버가 중국 자동차 업체의 '베끼기'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랜드로버는 지난 2016년 장링자동차(Jiangling Motors Corp)가 출시한 '랜드윈드 X7'이 자사의 '레인지로버 이보크' 디자인을 도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수년간의 법적 다툼 끝에 법원은 랜드윈드 X7이 이보크의 고유한 특징 여러 개를 모방해 소비자 혼란을 유발했다며 랜드로버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로 해당 모델의 생산은 중단됐다. 이 판결은 중국 자동차 업계 전반에 지식재산권(IP) 보호가 강화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중대한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판결 이후에도 재쿠(Jaecoo), 샤오펑(Xpeng), 지리(Geely) 등 다수의 중국 브랜드가 랜드로버의 디자인 요소를 차용한 듯한 전기차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가 짧아 디자인 영감을 서구의 기존 업체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테크레이더는 중국 자동차 업계 내부에서도 '맹목적으로 유행을 따르는 경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중국 내수 업체 간에도 표절 문제로 갈등을 빚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에서 자동차 외관 디자인 침해를 주관적 판단의 영역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아 법적으로 IP 권리를 보호받기 어려운 현실도 이러한 문제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