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에서 약 4만채에 달하는 저렴한 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모든 행정 절차를 마치고도 자금 부족으로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엔터프라이즈 커뮤니티 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총 3만9880가구 규모의 저렴한 주택 건설이 자금난에 부딪혔다고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총 461개의 '즉시 착공 가능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들은 설계와 법적 승인을 모두 마쳤지만 최종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대기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모데스토 지역의 '모리스 빌리지' 아파트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6년 전 저소득층을 위한 44가구 공급 계획으로 처음 제안됐다. 이후 13번의 자금 지원을 신청했지만 여전히 착공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저스틴 마커스 엔터프라이즈 북캘리포니아 정책 담당자는 "많은 프로젝트가 자금을 기다리며 1~2년째 방치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출구가 없는 병목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주택 건설을 확대하려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반되는 현상이다. 주 정부는 2030년까지 250만가구의 추가 주택 건설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 중 100만가구는 중위 소득 80% 미만 가구를 위한 저렴한 주택으로 채워야 한다.

보고서는 현재 지연된 프로젝트들을 모두 진행하기 위해 주 정부의 보조금, 저리 대출, 세금 감면 등을 통해 약 41억달러(약 5조904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과거 캘리포니아의 저렴한 주택 건설은 지방 정부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주 의회가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후 연방 정부의 저소득 주택 세금 공제(LIHTC) 프로그램에 신청이 몰려 자금 경쟁이 치열해졌다. 2025년 세금 법안으로 이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이 문제도 일부 해소됐다.

하지만 이제는 연방 자금을 신청하기 전 다른 모든 재정적 공백을 메워야 하는 '주 정부 차원의 자금 지원'이 새로운 병목 지점으로 떠올랐다. 비영리 개발사 미드펜 하우징의 네바다 메리먼은 "연방 정부의 재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주 정부의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 지연은 건설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UC 버클리 터너 주택혁신센터 분석에 따르면 자금 조달처가 하나 추가될 때마다 프로젝트 착공은 평균 4개월 지연되고 가구당 2만460달러(약 2946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행정부는 분산된 주택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합 관리할 '캘리포니아 주택 및 노숙자청' 신설을 추진하는 등 금융 시스템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2026년 주민투표 안건으로 100억달러(약 14조4000억원) 규모의 저렴한 주택 채권 발행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