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며 주변 환경을 스스로 감지해 안정성을 크게 높인 수중 로봇 지느러미가 개발됐다.

9일(현지시간) 과학기술 전문매체 뉴 아틀라스에 따르면 영국 사우샘프턴대, 에든버러대,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공동 연구팀이 자체적으로 형태를 감지하고 변형하는 부드러운 로봇 지느러미를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로보틱스'에 실렸다.

수중 로봇은 공기보다 밀도가 800배 높은 물속에서 항력과 부가 질량 등 큰 힘에 직면한다. 이로 인해 움직임이 느려지고 에너지 소모가 많으며 제어가 어렵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물살은 수중드론(AUV)이나 원격조종무인잠수정(ROV)의 안정성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었다.

연구팀은 물고기나 새가 유체의 힘을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날개나 지느러미를 조정해 안정성을 유지하는 능력인 '고유수용성감각(proprioception)'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주변 환경에 반응하는 로봇 지느러미를 설계했다.

개발한 지느러미는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돼 물살의 힘을 받으면 유연하게 휘면서 충격을 일부 흡수한다. 지느러미 표면에는 액체금속 전극이 포함된 얇은 실리콘 '전자 피부'를 통합했다. 지느러미가 구부러지면 전극 간 간격이 변하면서 전기용량이 달라지고 이를 통해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지느러미의 변형 형태를 감지한다.

지느러미 내부의 유압 튜브 2개는 이 감각 피드백에 반응해 자동으로 지느러미의 강성과 구부러짐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유연성으로 충격을 일부 흡수하고 나머지는 능동 제어 시스템으로 보정해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한다.

연구팀이 다양한 물살 변화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 이 지느러미는 기존의 딱딱한 지느러미보다 원치 않는 양력 충격을 87%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딱딱한 지느러미는 갑작스러운 물살에 급격히 불안정해졌고 감지 기능이 없는 부드러운 지느러미는 큰 물살 변화에서 자세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레오 미클렘은 "바다의 힘에 맞서 싸우는 더 '강인한' 로봇을 만드는 대신 환경과 시너지를 내는 더 똑똑하고 부드러운 기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수중 로봇의 안정성을 높여 수리, 감시, 검사 등 다양한 임무를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수행하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로봇의 전력 소모를 줄여 더 작고 효율적인 수중 로봇 설계의 길을 열어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