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집권 여당이 지난주 압수한 우크라이나 소유의 거액 현금과 금을 2개월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로 인해 양국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집권 피데스당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10일 신속 처리 절차를 통해 통과될 수 있다. 앞서 헝가리 당국은 지난주 자금 세탁 혐의로 우크라이나 은행 차량 2대에서 약 8200만달러(약 1181억원) 상당의 현금과 금을 압수하고 우크라이나인 7명을 구금했다.

법안은 헝가리 국세청이 해당 자산의 출처와 목적지, 운송책과 범죄·테러 조직의 연계 가능성, 헝가리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하는 60일 동안 현금과 금을 헝가리에 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 주말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이 막대한 돈으로 무엇을 하는지 알고 싶다"며 "압수된 돈의 향방은 그 정체를 파악한 후에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전례 없는 국가적 강도 행위이자 공갈"이라며 현금과 금의 즉각적인 반환을 요구했다. 시비하 장관은 "이 돈은 헝가리나 그 정부의 소유가 아니며 우크라이나 국영은행 오샤드뱅크(Oschadbank)의 자산이자 우크라이나 납세자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또한 헝가리가 자국민들을 28시간 동안 수갑을 채우고 개인 소지품을 압수했으며 적절한 의료 조치를 제공하지 않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고 비난했다. 당초 우크라이나는 헝가리가 중단된 석유 수송 재개를 압박하기 위해 합법적인 이송 업무를 하던 은행 직원들을 인질로 잡았다고 주장했다. 구금됐던 우크라이나인들은 지난주 금요일 밤 추방돼 우크라이나로 돌아갔지만 현금과 금은 헝가리에 남았다.

이번 사건으로 오르반 총리의 친러시아 행보로 인해 이미 경색된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