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살던 한 부부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두 딸과 함께 1년간 3개국을 옮겨다니며 현지 학교에 보내는 파격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이들은 2024년 7월 런던 집을 세놓고 짐을 창고에 맡긴 뒤 백팩 2개와 기내용 가방만 들고 히드로공항행 버스에 올랐다. 일본 쓰쿠바, 미국 뉴욕주 그레이트넥, 네덜란드 레이던에서 각각 3~4개월씩 머물며 딸들을 현지 학교에 보냈다.
이 부부는 외신 인터뷰에서 "학교와 체조 수업, 생일파티와 저녁 모임으로 빼곡한 일상 속에서 정신없이 살았다"고 말했다. 6살 딸이 책 읽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침을 만들고 계란이 익는 사이 아이라인을 그리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남편은 학술 연구 목적으로 각국의 법적 거주 자격을 얻었고, 이를 통해 딸들이 현지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아내는 마케팅 컨설팅 업무를 여행 작가와 강연 활동으로 전환했다.
일본에서는 당초 홈스쿨링을 계획했으나 8살 딸이 일본어를 거의 못함에도 현지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요청했다. 두 딸은 일본 아이들처럼 혼자 걸어서 등교하고 실내화로 갈아 신었으며 급식 배식과 교실 청소를 도왔다.
미국에서는 가족과 함께 지내며 처음으로 노란 스쿨버스를 타고 등교했다. 교복이 없고 아침 준비가 복잡했으며 총기 난사 대비 훈련이 있었다는 점이 런던과 달랐다.
네덜란드에서는 작은 국제학교에 다니며 운하를 따라 자전거로 통학했다. 학생들은 네덜란드 원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텃밭을 직접 가꿨다.
어머니는 "아시아에서는 검은색 원피스 한 벌로 거의 매일을 보냈다"며 "소유물이 줄어들자 정신적 여유가 생기고 죄책감 없이 즐거움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처음 계획을 들었을 때 막내딸은 울었다. 친구와 선생님, 학교 생활의 리듬을 사랑했던 아이들은 떠나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부부는 인도네시아의 화산과 스노클링으로 아이들을 설득했다.
부모는 "매일 '우리는 아직 여행 중이야'라고 말하며 팀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친구를 사귀는 법을 배웠으며 인생을 여러 번 재발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족은 홋카이도 크림, 뉴욕에서 마이애미까지의 로드트립, 알프스 산장의 일몰 등 공유 기억을 쌓았다. 미국에서는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는 중요한 가족 시간도 보냈다.
13개월 만에 런던으로 돌아온 날 6살이었다가 7살이 된 딸은 히드로공항 바닥에 입을 맞췄다.
이들은 "여행이 우리를 변화시켰다"며 "집 수리나 빽빽한 일정이 아니라 함께하는 느린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현재 다음 장기 모험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