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에 돌입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이 에너지 가격 급등과 핵심 원자재 공급난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중동 지역 영공 대부분이 폐쇄돼 전 세계 항공 교통과 물류 공급망이 큰 혼란에 빠졌다.
중동의 주요 허브 공항인 두바이와 도하 공항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약 4만편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운항 차질이다. 수만명의 승객이 발이 묶였으며 각국 정부는 자국민 귀국 작전에 나섰다.
항공편 결항 사태는 신선식품부터 항공기 부품에 이르는 항공 화물 운송에도 차질을 빚게 했다. 운송 용량이 줄면서 운임은 급등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공권 가격이 치솟았고 일부 항공사들은 운항 노선을 변경했다. 제트유 가격은 분쟁 시작 이후 두 배로 뛰어 항공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로 중동 지역의 관광 산업도 큰 위기를 맞았다. 로이터는 연간 약 3670억달러(약 528조48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중동 관광 시장이 타격을 입었으며 안전한 고급 휴양지라는 이미지가 훼손될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의 핵심 원자재 공급망도 흔들리고 있다. 카타르의 알루미늄 제련소 카탈룸은 지난주부터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알루미늄 바레인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이 불가능해지자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출하를 중단했다. 걸프 지역은 전 세계 알루미늄 공급량의 약 8%를 차지한다.
이 소식에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알루미늄 가격은 급등했으며 유럽과 미국의 현물 프리미엄은 수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니켈 제조업체들은 원료인 황의 75%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반도체와 첨단 기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헬륨 등 중동 지역에서 조달하는 핵심 소재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에 있는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일부가 드론 공격으로 손상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자라(Zara)를 보유한 인디텍스 등 주요 의류 소매업체들의 의류 화물은 방글라데시와 인도 공항에 발이 묶였다. 명품 업계 역시 수요 둔화에 더해 이번 사태로 추가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