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유엔 마약 회의에서 펜타닐 원료 물질 유출 문제와 관세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양국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엔마약위원회(CND) 연례회의에서 각자 성명을 통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이번 충돌은 이달 말로 예정된 양국 정상의 중국 회담을 앞두고 마약과 관세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라 카터 백악관 국가마약통제정책실장은 미국 측 성명에서 "우리는 펜타닐의 화학 원료가 어디서 오는지 알고 있다. 수백만톤이 중국에서 제조된다"고 직접적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이어 "중국의 허술한 수출 통제와 느슨한 법 집행이 자국 화학 산업이 마약 카르텔과 손잡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터 실장은 또한 "반면 중국의 희토류에 대한 통제는 지나치게 효과적이어서 합법적인 산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중국 측 대표인 가오 웨이는 "특정 국가가 마약 문제를 빌미로 일방적인 괴롭힘에 의존하고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며 미국을 겨냥해 반박했다. 그는 "방금 미국 대표의 발언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가오 대표는 각국이 국내 마약 문제를 통제 조치 강화와 국제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제재나 관세, 기타 수단을 남용해 장벽을 세우고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회담에서 합의를 맺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의 불법 펜타닐 거래 단속,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희토류 수출 보장 등을 대가로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일부 인하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비상 법규를 근거로 중국 등에 부과했던 10%의 펜타닐 관련 관세를 무효화했다. 이에 대해 한 미국 관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법을 적용해 해당 관세를 다시 부과할 방침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