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군사적 충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한 비상 대책 검토에 착수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여러 선택지를 보고받을 예정이다. 백악관은 유가 상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에는 주요 7개국(G7)과의 전략비축유(SPR) 공동 방출, 미국산 원유 수출 제한, 선물시장 개입, 일부 연방세 면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선박만 연안 운송을 허용하는 '존스법' 조항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백악관은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관련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이는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에너지팀은 '장엄한 분노 작전'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한 강력한 계획을 갖고 있었으며 모든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엄한 분노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겨냥한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합동 작전에 붙인 이름이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습이 시작된 이후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유가는 2022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장중 한때 배럴당 119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 등 연료 가격도 치솟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정책 수단이 세계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되는 한 유가 안정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백악관의 이번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현재 거론되는 선택지들은 미미하거나 상징적인 수준에서부터 매우 현명하지 못한 방안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백악관이 앞서 추진했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에 대한 해군 호위 및 보험 지원 계획도 현재까지 운송량을 크게 늘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