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개발사 앤트로픽이 자사를 안보 위협으로 지정하고 연방 계약을 취소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국방부의 AI 활용 방안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부가 법적 권한을 넘어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피고로는 미국 국방부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다수의 연방 기관 및 행정부 관리들이 포함됐다. 국방부는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앤트로픽은 소장에서 "피고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민간 기업 중 하나의 경제적 가치를 파괴하려 한다"며 "이번 소송은 정부와 의견이 다를 수 있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갈등은 국방부와의 계약 협상 과정에서 불거졌다. 앤트로픽은 자사 AI 도구가 대규모 국내 감시나 자율 살상 무기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명시적인 보장을 요구했다. 반면 국방부는 법을 준수할 것이라며 모든 합법적인 시나리오에서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신뢰해야 한다고 맞섰다.
갈등은 지난 2월 27일 헤그세스 장관이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격화됐다. 이는 통상 해외 적대국 기업에 적용되는 조치다. 이 지정에 따라 국방부와 협력하는 앤트로픽의 고객사들은 국방 관련 활동에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할 수 있어 사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사법적 검토를 구하는 것이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AI 활용이라는 우리의 오랜 약속을 바꾸지는 않는다"면서도 "우리 사업과 고객, 파트너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양측의 공식 협상이 종료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AI 칩 수출 허용 결정과 앤트로픽이 민주당 관련 단체에 기부한 이력 등도 양측의 갈등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