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세계 에너지 시장이 과거보다 강화된 회복탄력성을 바탕으로 이번 충격을 감내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저명한 에너지 전문가인 대니얼 예긴 S&P 글로벌 부회장은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예긴 부회장은 "이번 위기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회복력 있고 다각화된 글로벌 석유·가스 시스템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예긴 부회장은 현재 시장의 회복탄력성이 강해진 핵심 요인으로 미국의 역할을 꼽았다. 그는 "불과 20년 전만 해도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이었지만 지금은 최대 생산국"이라며 "10년 전 처음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출하기 시작해 이제는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과거 주요 산유국이었던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시장 영향력은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들 국가의 시장 점유율이 감소한 반면 미국의 점유율은 크게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예긴 부회장은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보유한 전략비축유(SPR)도 중요한 완충 장치로 꼽았다.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주요 회원국들이 비축한 석유가 글로벌 공급 충격에 대한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한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온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예긴 부회장은 "현재 세계는 역사상 가장 큰 석유 생산 차질과 가스 시장 충격에 직면해 있다"며 위기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이제 세계 에너지 시장의 핵심 질문은 이 폭발적인 전쟁의 지속 기간"이라면서도 시장이 추가적인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도록 잘 구조화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