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개발사 앤스로픽이 자사 기술의 군사적 사용 제한을 둘러싼 갈등으로 미국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이날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미국 국방부가 자사를 국가안보 블랙리스트에 올린 조치를 철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국방부는 지난주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대상으로 공식 지정한 바 있다.
앤스로픽은 소장에서 국방부의 지정이 위법이며 회사의 표현의 자유와 적법절차에 대한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막강한 힘을 휘둘러 기업의 보호받는 발언을 처벌하는 것은 헌법이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갈등은 앤스로픽이 자사 AI 기술을 자율살상무기나 미국 내 감시 활동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부 안전장치(가드레일) 제거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수개월간의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주 앤스로픽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국 국방부는 민간 기업의 정책이 아닌 미국 법률이 국가 방어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AI의 '모든 합법적 사용'에 완전한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앤스로픽의 제한 조치가 미국인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앤스로픽은 현재 최고의 AI 모델도 완전 자율무기에 사용하기에는 신뢰성이 충분하지 않아 위험하며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감시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앤스로픽과의 거래를 중단하라고 정부에 지시했으며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구글과 아마존의 투자를 받은 앤스로픽은 이번 제재로 정부 관련 사업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제재의 범위가 국방부 관련 사업에 한정된다고 설명하면서도 법정에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유출된 내부 메모에서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독재자 스타일의 찬사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국방부 관리들이 회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지난 1년간 앤스로픽을 포함해 오픈AI, 구글 등 주요 AI 연구소와 각각 최대 2억달러(약 288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원을 받는 오픈AI는 앤스로픽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직후 미국 국방부 네트워크에 자사 기술을 사용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