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자율조직(DAO) 내부의 의견 대립은 오히려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디파이(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 커브 파이낸스(Curve Finance)를 창립한 마이클 에고로프 박사는 최근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DAO 내 논쟁이 조직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밝혔다.
에고로프 박사는 "모든 구성원이 자동으로 동의한다면, 사람들이 실제로는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며 "제안된 내용에 무조건 찬성하거나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버넌스 무관심, 특히 투표 불참이 첫 번째 경고 신호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블록체인 개발사 램프로스테크(LamprosTech)의 지난해 분석에 따르면, 대부분의 DAO에서 투표율은 15%를 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의사결정 권한이 소수 활동 그룹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에고로프 박사는 2024년 커브 DAO에서 프로토콜 주요 개발사인 스위스 스테이크(Swiss Stake AG)에 약 630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자는 제안이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사례를 언급했다.
이 제안은 수정을 거쳐 2025년 12월 재상정됐으며, 재작성된 안건은 8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커브의 토큰 보유자들이 장기간 토큰을 잠그는 방식이 장기적인 거버넌스 참여를 독려한다고 설명했다.
에고로프 박사는 DAO가 기업이나 국가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인간 조직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프로토콜 운영 방식을 놓고 정치적 의견 차이를 표출하는 등 주권 국가의 요소를 일부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디파이 분야에서는 에이브(Aave) DAO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발생했다.
2025년 12월, 에이브 제품의 주요 개발사인 에이브 랩스와 에이브 DAO 사이에서 디파이 거래소 통합 서비스 코우스왑(CoW Swap)과의 제휴 수수료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DAO 구성원들은 통합 수수료가 에이브 랩스가 통제하는 지갑으로 직접 전달되는 것에 비판적이었다. 이는 디파이 플랫폼의 지식재산권을 누가 정당하게 통제하느냐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결국 에이브 브랜드 자산과 지식재산권을 DAO 통제 하에 두자는 제안이 제출됐으나 부결됐다.
에고로프 박사는 DAO가 규제된 법적 구조 없이는 실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없다며, 지식재산권에 대한 DAO 통제가 일반적인 거버넌스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DAO는 온체인 거버넌스에 매우 적합하다"면서도 "오프체인 요소의 경우 중앙화된 기업이 관리하기에 더 적합할 수 있지만, DAO를 통한 실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고로프 박사는 DAO가 법적으로 인정받아 기업이나 은행 계좌를 소유하며 전통 금융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면 거버넌스 분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법률 체계가 최신 기술을 아직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