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출신 거시경제 투자자 라울 팔이 비트코인 가격이 조만간 14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팔은 비트코인이 현재 글로벌 유동성 상황과 비교할 때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유동성 확대와 가격 사이의 격차가 점진적으로 해소되지 않고 급격하게 좁혀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 격차가 해소되면 비트코인은 서서히 오르는 것이 아니라 단번에 높은 가격대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 분석의 핵심은 2026년 1분기에 유동성 변곡점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러 거시경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은행 규제 변화다. 특히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ESLR) 조정으로 은행들이 대차대조표에 부담 없이 더 많은 국채를 흡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 재무부가 적자를 더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해 시스템 전반의 유동성을 증가시킨다.

둘째, 재무부 일반계정(TGA) 동향이다. 역사적으로 TGA가 감소하면 유동성이 빠르게 시장으로 유입됐다. 팔은 이 과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여기에 달러 약세와 중국의 유동성 확대까지 더해지면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는 설명이다.

팔은 유동성이 이미 시장이 반영한 것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현재 유동성 조건에 맞춰 재조정된다면 가격은 14만 달러에 가까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격과 비교하면 106% 상승한 수준이다.

팔은 또 공급관리협회(ISM) 지수 같은 선행지표를 지목했다. 그의 분석틀에 따르면 금융 여건이 ISM을 약 9개월 선행하며, 글로벌 유동성이 그 뒤를 잇는다. 올해 ISM이 의미 있게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성장 기대가 높아지면서 유동성이 확대되면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같은 고베타 자산이 우수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런 개선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지지부진했다. 팔은 이를 지난해 10월 10일 청산 폭포 사태 탓으로 본다. 당시 강제 디레버리징과 거래소 API 장애가 겹치며 시장 조성자와 유동성 공급자가 일시 이탈했고, 가격은 펀더멘털이 정당화하는 수준 이상으로 떨어졌다.

또한 10만 달러 행사가 주변에 집중된 콜옵션 매도 전략도 상승을 억눌렀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부담이 이제 사라지고 있다고 봤다.

팔은 암호화폐 사이클의 마지막 가속 국면을 '바나나 존'이라고 부른다. 유동성과 성장 개선, 자본 유입 재개가 이끄는 비선형적 가격 재조정 단계다.

그는 10만 달러 구간이 심리적·구조적 저항선이며, 콜옵션 매도 압력이 완화되고 포지셔닝이 신중한 상태에서 급등 여건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팔은 "유동성이 가격을 선행한다"며 "시장 컨센서스가 낙관적으로 돌아설 때쯤이면 상승은 이미 진행 중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자금 조달 압력으로 시스템에 유동성이 추가 투입되면, '글로벌 유동성 스펀지'인 비트코인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