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XRP의 실현손실이 이번 주 19억3000만 달러(약 2조7000억 원)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산티먼트(Santiment)에 따르면 이는 2022년 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실현손실은 투자자가 최초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코인을 매도할 때 발생하는 손실을 집계한 지표다.
이 수치는 약 3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현손실이 급증한다는 것은 거래자들이 가격 상승을 기다리지 않고 손실을 확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일반적으로 시장 공포나 좌절감과 연관된다.
산티먼트 자료를 보면 이번 주 실현손실 총액은 19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흥미로운 점은 2022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실현손실이 발생한 이후 XRP 가격이 이후 8개월간 114%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대규모 실현손실은 분석가들이 '캐피튤레이션(항복 매도)'이라고 부르는 현상과 관련이 깊다. 이는 약세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비관적인 투자자들이 보유 포지션을 정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런 하락세는 역설적으로 매도 압력을 줄일 수도 있다. 매도 가능성이 높은 투자자들이 대부분 시장을 떠나면 가격을 끌어내릴 매도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 암호화폐에서 실현손실 급증이 시장 바닥 근처에서 관찰된 바 있다.
산티먼트는 "손익 수치는 시장 감정의 극단을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일부 분석가들은 장기 가격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크립토불(CryptoBull) 분석가는 3월 13달러, 4월 27달러, 5월 70달러 등 공격적인 단기 전망을 제시했다.
이그래그 크립토(Egrag Crypto) 분석가는 과거 시장 사이클을 분석해 장기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XRP의 사이클 바닥이 2020년 0.10달러, 2022년 0.28달러였다며 사이클 저점 간 2.8배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모든 전망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여러 기관이 시장 여건 변화에 따라 전망을 조정했으며 고래 움직임과 거래소 자금 흐름이 단기 가격을 계속 좌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실현손실에도 불구하고 XRP는 비교적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XRP는 1.44달러에 거래되며 지난 24시간 동안 1.55% 상승했다. 다만 최근 한 달간으로는 25.12% 하락했다.
최근 비트코인 주도의 암호화폐 시장 반등과 함께 XRP도 상승세를 보였다. 기관 차원의 움직임도 투자 심리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SBI홀딩스는 최근 약 6450만 달러(약 900억 원) 규모의 100억 엔 온체인 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의 투자자들은 XRP로 보상을 받게 돼 토큰의 실제 활용 사례를 제시했다.
유럽에서는 거대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이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 'EUR 코인버티블(CoinVertible)'을 XRP 렛저에 멀티체인 전략의 일환으로 도입했다.
한편 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3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다만 신규 투자 속도는 이전 주들에 비해 둔화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