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의 하원 의석을 승계할 유력 후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보수진영으로부터 "극단적 진보주의의 상징"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진보진영과도 종종 충돌하는 독특한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인 스콧 위너는 오는 일요일 캘리포니아 민주당의 공식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지지는 치열한 민주당 경선에서 그의 후보직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위너 의원은 연방 요원의 마스크 착용 금지법과 트랜스젠더 청소년 보호법 등 논란을 불러일으킨 정책들을 주도하며 전국적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15년간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와 주의회에서 활동하며 정치적 균형 감각을 연마했다.

새크라멘토의 베테랑 로비스트 크리스 미켈리는 "위너 의원은 어려운 법안만 다룬다"며 "중요한 정치적 싸움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위너는 기업의 기후 배출량 공개 의무화, 대중교통 인근 아파트 건설 확대 등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환각 버섯 합법화 법안과 석유·가스 기업의 기후재난 책임 법안은 통과에 실패했다.

지난 1월 위너가 작성한 법집행요원의 안면 가리개 착용 금지법은 법원의 집행 정지 명령을 받았다. 캘리포니아주가 트럼프 행정부와 벌인 법적 공방에서 거둔 드문 패배였다. 개빈 뉴섬 주지사실은 이에 대해 위너를 비난했다.

공화당은 성소수자(LGBTQ+) 보호를 목표로 한 그의 정책들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게이인 위너를 향해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전직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애런 페스킨은 위너가 작성한 법안이 의도치 않게 지역 주택 및 저렴한 주거 정책을 방해했다고 말했다.

위너는 지난 1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라고 표현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며칠 전만 해도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스라엘의 행위가 제노사이드인지 묻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던 그는 결국 입장을 바꿨다.

"한동안 나는 유대 공동체 내에서 매우 민감한 단어이기 때문에 '제노사이드'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위너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결국 나는 꽤 오랫동안 사실상 '제노사이드'를 말해왔다고 판단했다."

입장 변화는 유대계 단체들의 분노를 샀고, 위너는 주의회 유대인 코커스 공동의장직에서 물러났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말 전쟁이 시작된 이후 7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경쟁자인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코니 찬과 전 기술 기업 임원 사이캇 차크라바르티는 위너를 "기득권과 연결된 온건파"라고 비판한다. 두 후보는 펠로시 이후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얼굴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찬 의원은 샌프란시스코 리치먼드 지역구에서 두 차례 당선됐고, 차크라바르티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의 전직 보좌관이다.

정치 컨설턴트 짐 로스는 "펠로시와 누구를 비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면서도 "위너는 펠로시처럼 강력한 네트워킹 능력과 자금 모금 능력, 야심찬 법안 통과 능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로스는 "두 사람 모두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정치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직 하원의장인 펠로시는 아직 경선에서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다.

위너는 당선될 경우 샌프란시스코의 높은 생활비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의 경쟁자들도 비슷한 공약을 내세우며 위너가 저렴한 주택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