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조치 일부를 무효화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이 영향 파악에 나섰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현지시간) 긴급 회의를 소집해 새로운 상황을 분석했다. 미국 대법원 결정에도 자동차와 철강 등 일부 품목 대상 관세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향을 받는 수출품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요일 새로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10%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아침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 농업박람회 현장에서 "민주주의에서 권력과 견제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법치주의를 축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성급한 승리 선언을 경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몇 시간 전 새로운 관세를 도입하기 위해 일부 조치를 재구성했다고 말한 것을 봤다"며 "정확한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마르셀로 에브라르 경제장관은 "냉정하게 관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멕시코 수출의 85%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덕분에 관세를 면제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경제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산업단지 기업 세르히오 베르무데스 대표는 "트럼프는 많은 말을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도 많다"며 "내가 아는 모든 기업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우다드후아레스는 텍사스 접경 지역으로 수십 년간 자유무역의 결과물인 미국 수출용 제품 생산 공장들이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기업의 멕시코 진출을 돕는 테크마의 앨런 러셀 최고경영자는 "지난 1년간 업무가 점점 복잡해졌다"며 "새로운 수입 요건을 처리하느라 업무량이 4배까지 급증했다"고 말했다.
러셀 대표는 "매일 새로운 도전과 함께 잠에서 깬다"며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가장 큰 적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오늘 규칙이 무엇인지, 내일은 무엇이 될지 명확하지 않은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다 징수된 관세 환급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베른트 랑에 위원장은 독일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과다 징수된 관세는 환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랑에 위원장은 독일 기업들이나 미국 내 수입업체들이 1000억 유로(약 1180억 달러) 이상을 초과 납부했다고 추산했다.
스위스 주요 기술산업 협회 스위스멤은 대법원의 "좋은 결정"을 환영하며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4분기에만 대미 수출이 1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스위스는 유럽 인접국들보다 훨씬 높은 미국 관세에 직면했다.
스위스멤 마틴 히르첼 회장은 엑스에 "관세 인상이 기술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면서도 "오늘 판결이 여전히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13개월 전 재집권한 이후 시작된 관세 정책 변화는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의 수십 개 무역 관계를 뒤흔들며 한국에서 남미까지 전 세계 무역 당국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대법원 결정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예고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추가 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미국의 정책 변화는 글로벌 기업 리더들을 신중하게 만들었으며 예측을 어렵게 하고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