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KIET)이 2월 실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 결과, 반도체 업황이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호황을 이어가는 반면 자동차·바이오헬스 등은 채산성 악화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와 협회·단체 전문가들은 2월 현재 반도체 업황에 대해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비메모리·메모리 반도체 모두 수요가 지속 팽창하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HBM을 비롯해 범용 D램, SSD의 수요가 AI 추론 시장 성장으로 큰 폭 증가했다"며 "HBM4의 고객사 납품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채산성 평가에서도 긍정 응답이 우세했다. 전문가들은 "판매 가격 상승과 믹스 개선, 공급 부족 기반 가격 급등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고환율(1,450원대) 지속으로 상품 판매가 상승 및 매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과거와 달리 IDM(종합 반도체 기업)들의 고객사 재고 관리 능력이 좋아져 악성 재고에 따른 급격한 하락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업황 전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견조하나 공급이 부족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디스플레이 업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가격 폭등에 따른 세트 수요 감소로 업황이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채산성 측면에서도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판매 가격 하락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전문가는 "글로벌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IT 전자기기 공급 단가 인하 압박으로 반도체 외 전자기기 부품 공급사는 마진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휴대폰 업종은 신제품 출시로 업황이 일부 개선됐으나 채산성은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신제품 출시 등으로 전월 대비 업황이 개선됐다"면서도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 인상 및 환율, 모바일용 반도체 가격 상승, 시장경쟁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품 원가 상승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과 수요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종은 명절 연휴로 조업일수가 감소하면서 2월 업황이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25% 관세 부과, 설 명절 및 2월 월별 일수 감소로 생산 및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채산성 평가에서도 부정 응답이 다수였다. 한 전문가는 "수입 전기차의 할인 공세 확대로 국내 브랜드의 맞대응이 불가피하면서 채산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3월 전망에 대해서는 "2월 기저효과로 상승할 것"이라며 "조업일수 증가로 생산, 내수, 판매가 증가하고 기후부의 전기차 보조금 본격 집행으로 전기차 판매 증가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조선 업종은 북미 LNGC(액화천연가스운반선) 대규모 발주 본격화로 호황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생산성 향상 및 건조 선가 상승으로 인한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며 "고부가가치 발주물량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학 업종은 애널리스트와 협회·단체 간 평가가 엇갈렸다.
애널리스트들은 "화학제품 가격 전반이 상승했다"고 긍정 평가한 반면, 협회·단체 측은 "중국 수요 둔화 및 증설 지속,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헬스 업종은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채산성 악화가 우려됐다.
전문가들은 "의약품 수요 자체는 견조히 성장 중이며 타국향 의약품 수출량 증가가 기대된다"면서도 "정부의 약가 인하 개편안으로 인해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채산성 악화로 인해 저가 필수의약품부터 생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 계획 등도 쉽게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산업연구원이 애널리스트와 협회·단체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현 시점의 업황 및 채산성 평가와 다음 월 업황 전망에 대한 근거를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