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력회사 퍼시픽코프(PacifiCorp)가 2020년과 2022년 오리건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연방정부에 5억7500만달러(약 82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연방 당국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퍼시픽코프의 송전선이 2020년 오리건에서 4건, 2020년과 2022년 캘리포니아에서 2건 등 총 6건의 산불을 과실로 발생시켰다는 연방정부의 청구가 이번 합의로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합의금은 산불로 소실된 공공 토지 29만 에이커(약 11만7359헥타르)의 복구 비용에 사용된다. 진화 비용 상환에도 쓰일 예정이다.

법무부는 "미국 산림청은 현재 연간 예산의 절반 이상을 산불 진압에 사용하고 있어 이번 비용 상환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릭 그랜트 캘리포니아 동부지방검찰청 연방검사는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산불로 인한 피해에 대해 개인과 기업의 책임을 묻는 법무부의 오랜 정책을 이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방 토지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산불은 규모와 관계없이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퍼시픽코프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가 산불 관련 청구를 해결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금까지 총 20억달러(약 2조8500억원) 이상의 배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퍼시픽코프는 2020년 오리건 산불과 관련해 일련의 소송에 직면했다. 주 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여러 차례 수억달러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했다.

2023년 오리건 배심원단은 퍼시픽코프가 화재 당국의 경고에도 60만 고객에 대한 송전을 차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결했다. 배심원단은 회사가 과실과 고의로 행동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과 기타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1000명 이상의 집단소송 원고에 대한 재판은 2026년과 2027년에 예정돼 있다. 퍼시픽코프의 항소는 현재 주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2020년 노동절 연휴 주말에 발생한 산불은 오리건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 중 하나였다. 11명이 사망했고 100만 에이커(약 40만4686헥타르) 이상이 소실됐으며 수천 채의 주택이 파괴됐다.

캘리포니아에서는 2020년 슬레이터 산불과 2022년 맥키니 산불로도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퍼시픽코프는 이번 주 초 재정 안정화를 위해 워싱턴주의 풍력·천연가스 발전 및 배전 자산과 인프라를 포틀랜드제너럴일렉트릭(PGE)에 19억달러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산불 관련 판결에 항소 중이지만 법원에 보증금을 예치해야 해 현금 흐름에 압박을 받고 있다.

대린 캐롤 퍼시픽코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번 조치는 운영을 단순화하는 동시에 회사의 재정 안정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워싱턴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퍼시픽코프의 모회사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382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회사가 자체적으로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수년간 버크셔의 유틸리티 부문을 이끌었던 그렉 에이블은 현재 버크셔의 CEO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