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5일(현지시간) 레바논 동부 베카 계곡과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공습해 최소 12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다.

보건부에 따르면 베카 계곡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남부 항구도시 시돈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대한 공습에서도 2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베카 계곡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휘 센터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측은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현지 방송이 공개한 베카 계곡 공습 현장 영상에는 아파트 건물로 보이는 곳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수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돈의 아인 엘-힐웨 난민촌 공습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휘 센터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공습으로 조직원 2명이 사망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지휘 센터를 공격했다는 주장은 빈약한 구실이라고 반박했다.

하마스는 "타격을 받은 건물은 난민촌 내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팔레스타인 각 분파로 구성된 합동 보안군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촉발된 이후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기 위해 레바논에서 이스라엘로 로켓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공습과 포격으로 대응했다. 저강도 충돌은 2024년 9월 전면전으로 확대됐으며, 두 달 뒤 미국 중재 휴전협정으로 진정됐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

이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며 헤즈볼라 전사와 시설을 겨냥한다는 명목으로 거의 매일 레바논에 공습을 가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휴전 이후 이스라엘을 향해 단 한 차례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이례적으로 많았다.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협상이 타결에 실패할 경우 이란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며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발생한 것이다. 이란은 헤즈볼라와 하마스 모두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이란 전쟁 당시 헤즈볼라는 방관했지만, 레바논 내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발발할 경우 레바논이 끌려들어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