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의회가 웨스트팜비치 국제공항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공항으로 개명하는 법안을 이번 주 승인했다고 미국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안은 지난 목요일 주 상원을 통과했으며 현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하고 연방항공청(FAA)의 승인을 받으면 오는 7월부터 '도널드 J. 트럼프 국제공항'이라는 새 명칭이 발효된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대변인 몰리 베스트는 "주지사가 아직 법안을 받지 못했다"며 "법안을 받으면 최종 형태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플로리다주 내 대형 상업공항의 명명권을 주정부에 부여한다. 법안은 플로리다주의 다른 6개 주요 상업공항의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웨스트팜비치 공항만 변경한다.

웨스트팜비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 마라라고가 있는 팜비치 인근 지역이다. 법안은 공항 명칭이 '브랜딩 명칭'일 뿐이며 새로운 법인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명시했다.

공항 개명에는 새로운 간판과 브랜딩, 기타 업데이트 비용으로 최대 550만 달러(약 77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개명 승인은 트럼프 조직이 연방 상표청에 대통령 이름을 공항 및 관련 시설에 독점 사용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한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상표권 신청 대상에는 승객 셔틀버스부터 우산, 비행복에 이르기까지 공항 관련 수십 가지 품목이 포함됐다.

트럼프 조직은 이번 신청이 플로리다 법안으로 인해 촉발됐다며 어떤 이익도 추구하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침해받는 상표인 트럼프 이름을 악의적 행위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미국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는 미래 세대가 자신의 이름을 붙이기를 기다리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임명한 이사회는 작년 워싱턴의 주요 공연예술센터를 '트럼프 케네디센터'로 개명하기로 의결했다.

의회는 원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후인 1964년 그를 기리기 위해 이 센터의 이름을 지었다. 트럼프의 동맹들은 또한 미국평화연구소와 아직 건조되지 않은 새로운 전함 등급에도 그의 이름을 붙였다.

이 밖에도 세금 유예 투자를 위한 '트럼프 계좌', 처방약을 직접 판매하는 정부 웹사이트 '트럼프Rx', 최소 100만 달러가 드는 '트럼프 골드 카드' 비자 등이 있다.

팜비치 카운티는 역사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한 진보 성향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MAGA 인플루언서와 억만장자들의 유입으로 정치 성향이 우파로 전환됐다.

특히 트럼프의 거주지인 팜비치 타운과 주변 부유층 커뮤니티에서 두드러졌다. 2024년 팜비치 카운티 유권자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를 공화당 트럼프보다 아슬아슬한 차이로 선택했다. 총 74만 8000표 이상 중 6000표 미만 차이였다.

상원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소속 데비 메이필드 주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이 카운티를 고향으로 삼았기 때문에 새 이름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공항이 속한 지역구를 대표하는 민주당 소속 로이스 프랭클 연방 하원의원은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주 의회가 지역 주민들과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개명을 밀어붙여 대중의 의견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프랭클 의원은 "주요 인프라의 명명에 관한 결정은 피명명자의 업무가 끝난 후까지 기다려야 하며,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지역 주민과 커뮤니티의 의미 있는 의견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명이 "잘못됐고 불공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