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면서 대선을 앞둔 정치·경제적 혼란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대법원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포괄적인 수입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고 6대3으로 판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관세를 경제 공약의 핵심으로 삼아왔다. 그는 관세를 "사전에서 가장 좋아하는 단어"라고 표현하며 해외 공장들이 미국으로 돌아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판결 소식을 전해 듣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여러 주지사들과 비공개 회동을 하고 있었다.
공화당 전략가 더그 헤이는 "대통령이 이 결정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 즉시 명백했다"며 "이것이 엄청난 타격이자 거대한 거부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의제를 추진할 다른 방법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악관은 대체 법률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논쟁을 연장시키고 유권자들에게 불인기한 이슈를 살려둘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신규 관세를 부과하는 데 있어 너무 지나쳤다고 답했다. 지난 4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76%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 내 소비재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민주당은 즉각 이번 판결을 정치 공세에 활용했다. 민주당 하원선거운동위원회 위원장인 수잔 델베네 의원은 "트럼프는 왕이 아니다"라며 "그의 관세는 항상 불법이었다"고 밝혔다.
델베네 위원은 "의회 공화당원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나서서 이 경제 위기를 쉽게 끝낼 수 있었다"며 "대신 그들은 가정과 중소기업, 농민들이 높은 물가로 고통받는 동안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는 쪽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판결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을 어겼고 그 결과 중산층 가정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가 국가 번영과 심각한 빈곤의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4일 밤 경합주인 조지아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공약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조지아주 철강업체 쿠사 스틸에서 행한 연설에서 '관세'라는 단어를 28차례 사용했다. 이 회사는 수입세 덕분에 중국산 제품과 경쟁력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없었다면 이 나라는 지금 큰 곤경에 처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연방대법원에 관세 사용을 정당화해야 하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 결정을 기다려야 했다. 영원히 기다려왔다"며 "대통령으로서 이를 할 권리가 있다는 문구가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국가 안보 목적으로, 수년간 우리를 갈취해온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연방대법원은 6대3 표결로 이를 부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