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부과한 관세가 대법원에 의해 무효화됐지만, 여전히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지속할 수 있는 다른 법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에 따르면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광범위한 권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1기 행정부 시절 활용했던 관세 권한을 재사용할 수 있으며, 대공황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법안까지 동원할 수 있다.
조지타운대 무역법 전문가인 캐슬린 클라우슨 교수는 "관세가 끝날 경로를 찾기 어렵다"며 "트럼프는 다른 권한을 사용해 현재의 관세 구조를 재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1977년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관세 부과 권한을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 측은 대법원에서 의회가 이미 여러 법률을 통해 백악관에 관세 권한을 위임했지만, 대통령이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은 신중하게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관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및 경제 정책의 핵심이다. 그는 대부분의 국가에 두 자릿수 '상호' 관세를 부과했으며, 미국의 오랜 무역적자를 국가 비상사태로 선포하며 이를 정당화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 계산에 따르면 트럼프가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5%에서 1년 만에 17%로 상승해 193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통령은 미국 헌법이 세금 부과 및 관세 권한을 구체적으로 의회에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행동했다.
미국은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을 하는 국가들을 응징할 강력한 수단을 오랫동안 보유해 왔다. 바로 1974년 무역법 301조다.
트럼프는 특히 중국을 상대로 이를 공격적으로 활용했다. 1기 행정부 시절 그는 301조를 근거로 중국산 수입품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또한 조선 산업에서 불공정한 중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301조 권한을 사용하고 있다.
301조 관세에는 규모 제한이 없다. 4년 후 만료되지만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행정부의 무역대표부는 301조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 조사를 실시하고 일반적으로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301조가 중국을 상대하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상호 관세로 타격을 입힌 소규모 국가들을 다루는 데는 단점이 있다. 베로노 전 관리는 "수십 개 국가에 대해 301조 조사를 수행하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이라고 말했다.
1974년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불균형한 무역에 대응해 최대 150일 동안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행정부는 사전 조사조차 실시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122조 권한은 관세 적용에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으며,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트럼프는 두 임기 모두에서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되는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권한을 공격적으로 활용했다.
2018년 그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으며, 백악관 복귀 이후 이를 확대했다. 또한 자동차, 자동차 부품, 구리, 목재에도 232조 관세를 적용했다. 지난 9월 대통령은 주방 캐비닛, 욕실 화장대, 실내장식 가구에까지 232조 관세를 부과했다.
232조 관세는 법적으로 제한이 없지만 미국 상무부의 조사가 필요하다. 베로노는 "행정부 자체가 조사를 수행하므로 결과에 대해 많은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거의 한 세기 전 미국과 세계 경제가 붕괴되면서 의회는 1930년 관세법을 통과시켜 수입품에 높은 세금을 부과했다. 의회 발의자들의 이름을 따서 스무트-홀리 관세로 알려진 이 법안은 세계 무역을 제한하고 대공황을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경제학자와 역사학자들로부터 받아왔다.
이 법의 338조는 대통령이 미국 기업을 차별한 국가의 수입품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한다. 조사가 필요 없으며 관세 유지 기간에도 제한이 없다.
이 관세는 한 번도 부과된 적이 없지만, 미국은 1930년대 무역 협상에서 이를 협상 카드로 사용했다. 지난 9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로이터통신에 행정부가 대법원이 트럼프의 긴급 권한 관세 사용에 반대 판결을 내릴 경우 338조를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지난 5월 트럼프의 상호 관세를 무효화하면서 대통령이 무역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권한을 사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