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글로벌 관세 정책을 위헌으로 판결했다고 AP통신이 현지시간 3일 보도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권한법에 따라 부과한 관세가 대상입니다. 여기에는 거의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 관세가 포함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이 연방대법원에서 정면으로 다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는 1기 임기 중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임명해 대법원 구성에 영향을 미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을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국가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률적 반대는 정치권 전반에 걸쳐 나타났습니다. 통상 공화당과 노선을 같이하는 자유지상주의 단체와 친기업 단체들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물가 부담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 속에 관세 정책은 대중적으로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연방 예산 삭감부터 고위직 해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행정권 행사를 긴급 안건으로 밀어붙여 단기적 승리를 거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다만 이번 판결이 다른 법률에 따른 관세 부과를 막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다른 법적 권한을 활용해 관세 체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헌법은 의회에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1977년 제정된 긴급 상황 시 대통령의 수입 규제 권한을 허용하는 법률이 관세 설정 권한도 포함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이 법을 수십 차례 활용했지만, 대부분 제재 부과 목적이었습니다. 수입세 부과에 이 법을 적용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무역 적자를 국가 비상사태로 선포하고 대부분 국가에 이른바 '상호'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앞서 그는 마약 밀매 비상사태를 명분으로 캐나다, 중국,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이후 일련의 소송이 제기됐습니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12개 주가 제기한 소송과 배관 자재부터 교육용 장난감, 여성용 사이클 의류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중소기업들이 낸 소송이 포함됐습니다.

원고 측은 긴급권한법이 관세를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법 활용이 여러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5천억 달러 규모 학자금 탕감 프로그램을 무산시킨 법적 기준과 같습니다.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향후 10년간 미칠 경제적 영향은 약 3조 달러로 추산됩니다. 연방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2월 기준 재무부는 대통령이 긴급권한법에 따라 부과한 수입세로 1천330억 달러 이상을 징수했습니다.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 체인 코스트코를 포함한 많은 기업이 이미 법원에 환급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