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다음 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이 강대국 중심의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기 위한 행보다.

세바스티안 힐레 독일 정부 대변인은 5일 메르츠 총리가 오는 12일 베이징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중국 남동부 항저우도 방문할 계획이다.

힐레 대변인은 베를린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방문의 주제는 '경쟁'이며, 중국과의 '적절한 협력 균형'을 찾는 것이 주요 의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공세적인 행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 거부에 경계심을 가지면서도, 중국과의 견고한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해왔다. 동시에 중국과의 교역 과의존을 피하고 상업적 연계와 핵심 물자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5일 중국이 작년 독일의 최대 교역국 지위를 되찾았다고 발표했다. 양국 간 수출입 총액은 2518억 유로(약 2978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독일 최대 교역국이었으나, 2024년 미국에 자리를 내줬다가 다시 1위로 복귀했다. 작년 독일의 대중국 교역액은 증가한 반면, 대미국 교역액은 2405억 유로로 감소했다.

지난 5월 취임한 메르츠 총리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기독교민주당(CDU) 당대회에서 "우리는 전 세계와 경제 관계가 필요하며, 중국 같은 국가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중요한 교역 파트너이기 때문에 다음 주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메르츠 총리나 힐레 대변인 모두 사절단의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메르츠 총리는 중국에 대해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자신들의 규칙에 따라 새로운 다자질서를 정의하겠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츠 총리는 연설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규칙 기반 질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강대국 중심의 새로운 세계 질서가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럽이 경제적·군사적으로 더 강해져야 하며, 더 많은 파트너와 무역 협정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4월 중국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