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공지능(AI) 기반 구조조정이 확산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산업은 당분간 대량 일자리 감축을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바이오 전문 인력채용 업체 EPM 사이언티픽의 재 유 전무는 "AI가 반드시 일자리를 일대일로 대체한다고 말할 수 없다"며 "유입되는 일자리 유형을 재편하고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서도 제약업계 최고경영진은 AI가 주요 일자리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화이자는 지난해 12월 연례 AI 페스티벌 발표에서 "AI는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 새로운 역할을 창출하고 기존 역할을 격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또 "호기심과 창의성, 비판적 사고가 미래 필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AI는 일부 대형 제약사에서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샌프란시스코에 '신약 발견을 위한 AI 팩토리'와 공동혁신 연구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과학·기술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라이프사이언스 업계는 AI 인재 채용에도 집중하고 있다. 조사 대상 바이오텍 임원 절반 이상이 AI 전문가를 향후 몇 년간 채워야 할 상위 3대 직무로 꼽았다. 생명과학 기업들이 사내 AI 팀 구축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AI 인재 확보가 특히 중요해졌다.
유 전무는 "이전에는 이런 업무를 상당 부분 외주업체에 맡겼지만 지금은 사내 분석 조직 구축이 늘고 있다"며 "한 명이 외주업체를 관리하는 대신 내부에 팀을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제약업계 직무명도 AI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 상업 분석과 시장 접근성 같은 여러 기능과 역량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직무가 생겨나고 있다.
유 전무는 "AI는 많은 기업이 일부 역할을 변화시키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해준다"며 "고객사들은 한 분야의 기술 전문가보다 부서 간 협업 능력을 더 많이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능을 추가한 후 부서를 통합해 직원들이 부서 간 협업을 더 많이 하도록 요구한 한 기업을 예로 들었다. 유 전무는 "구조조정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해고된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신약 발견은 생명과학 기업들이 AI 기능뿐 아니라 일자리도 늘릴 가장 큰 영역이라고 유 전무는 설명했다.
그는 "AI 덕분에 기업들은 이전보다 훨씬 적은 비용과 자원으로 치료제와 신약을 발견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신약 발견 분야에서 AI와 머신러닝 엔지니어링 인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업 데이터와 실제 임상 증거를 분석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한 상업 분석 직무도 수요가 높다.
유 전무는 "시장 출시 시간과 규제 승인 성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모든 직무와 부서는 높은 수요를 유지할 것"이라며 "부서 간 협업 요소가 정말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가 결국 제약업계에서 대규모 일자리 감축을 초래할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유 전무는 당분간 업계의 수익 이상의 광범위한 초점이 다른 산업에서 사라지는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는 "아마존이나 다른 기술 기업에서는 우선시해야 할 수익이 더 중요하다"며 "반면 제약업계는 치료제와 신약, 환자를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마존은 지난달 1만6000명 감축을 발표했다. 올해 초 이미 1만4000명을 해고한 이후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6월 "생성형 AI와 에이전트를 더 많이 도입하면서 업무 방식이 바뀔 것"이라며 "현재 하고 있는 일부 직무에는 더 적은 인력이 필요하고 다른 유형의 직무에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