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대출이 지난 10년간 두 배 가량 급증하면서 생산성이 낮은 건설·부동산업과 중소기업의 부동산자산 형성에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금융권 기업대출이 898조3천억원에서 1천785조7천억원으로 887조4천억원 급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산업별 기업대출 비중은 제조업이 37.0%에서 27.1%로 9.9%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건설·부동산업은 22.7%에서 32.4%로 9.7%포인트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57.5%에서 63.2%로 5.7%포인트 상승하며 기업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보고서는 "모든 산업군에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생산활동과 연관성이 낮은 부동산자산 형성에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건설·부동산업과 서비스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외부 차입을 활용한 부동산자산 형성 기조가 더욱 강화됐다"고 밝혔다.
국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2024년 말 현재 110.6%로 글로벌 평균 89.5%를 20%포인트 이상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자원배분 효율성 분석 결과 지난 10년간 최적 자원배분 상태와의 괴리도가 건설·부동산업군 0.953, 제조업군 0.533, 서비스업군 0.340 순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발발 이후로는 건설·부동산업군에서 12.6%포인트, 서비스업군 4.1%포인트, 제조업군 3.8%포인트 순으로 자원배분 효율성이 추가로 악화됐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정된 국가 자원의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구조적인 국가 성장잠재력 훼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의 자금중개기능 질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부동산 부문으로의 자금 쏠림 완화와 기업 혁신 부문으로의 원활한 자금 공급을 위한 금융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이외에도 은행권의 기업 대출 및 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 하향 조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를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기업 대출 및 지분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각각 50~150%, 250~400%로 주택담보대출 대비 최대 20배에 달해 혁신기업 대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모험자본에 특화된 기업평가 시스템 구축, 투자 회수시장 다변화, 민간 자본시장의 기업구조조정 시장 참여 확대, 국민성장펀드 등 대규모 자금 운용 거버넌스 구축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예금은행의 산업별 대출액 당 총부가가치 창출액은 1.67원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8년 3.54원 대비 약 53% 감소했다.
산업군별로는 제조업군 1.52원, 부동산업군은 이의 약 3분의 1 수준인 0.53원으로 추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