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은 10일 모태펀드 출자 조건으로 벤처캐피탈 펀드의 수익 성과 자료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주요 기관투자자에게 제공하면 연기금의 벤처캐피탈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벤처캐피탈 시장은 2021~2024년 연평균 14조8000억원 규모의 펀드가 결성되는 자산군으로 성장했다.

투자자 구성도 금융회사(32.4%), 일반기업(20.9%), 모태펀드(12.8%), 개인투자자(11.0%), 연기금(5.7%), 성장금융(3.8%), 산업은행(3.1%)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임형준 선임연구위원은 "연기금의 벤처캐피탈 자산배분 확대를 가로막는 중요한 장애요인은 벤처캐피탈 펀드들의 내부수익률과 수익배수 성과를 비교 평가할 자료가 집적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주요 연기금 운용역 면담 결과 관련 자료 부재로 인해 벤처캐피탈 자산군의 기대수익률을 가늠하기 어렵고 운용사의 운용성과를 일관된 기준으로 비교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이 주요 장애요인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벤처캐피탈이 큰 규모의 자산군으로 성장했음에도 설정연도별 펀드들의 총 내부수익률과 순 내부수익률, 수익배수 자료가 부재해 펀드들의 성과를 비교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국민연금이나 산업은행은 벤처캐피탈 운용사 선정 시 운용사들이 개별적으로 제출한 자사 펀드들의 수익률과 수익배수만 검토할 뿐 설정연도별로 해당 펀드들의 성과가 어느 사분위수에 해당하는지도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거의 모든 벤처캐피탈 펀드의 운용성과 자료가 프리퀸(Preqin) 등에 집적되기 때문에 기관투자자가 벤처캐피탈 펀드 성과를 설정연도와 주요 투자전략별로 비교 평가할 수 있다.

보고서는 모태펀드가 전체 벤처캐피탈 펀드 출자액의 10% 가량을 차지하지만 운용사가 모태펀드를 핵심투자자로 삼아 다른 기관투자자 자금을 모집하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결성되는 자금의 19%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2025년 6월 말 누적 기준 모태펀드가 벤처캐피탈 펀드에 15조5223억원을 출자할 때 해당 펀드에 외부 투자자가 29조8084억원을 출자했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한국벤처투자는 벤처캐피탈 펀드 운용사에게 모태펀드 출자 조건으로 펀드 수익과 비용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다른 주요 기관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에 동의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벤처투자가 모태펀드 출자 펀드의 결성연도별 총 내부수익률과 순 내부수익률, 수익배수 분포 자료를 집계하고 정리해 연기금, 공제회, 금융회사 등에 제공하면 기관투자자의 벤처캐피탈 자산배분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투명성 제고로 우수 운용사로 자금이 이동하여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