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인도와의 경제협력 방향을 기존 무역협정 개선에서 첨단전략산업 협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발간한 '인도 첨단전략산업 분석과 한-인도 협력 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5일 전했다.

보고서는 "인도가 경제성장 가속화와 경제안보 강화를 위해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산업 경쟁력을 가진 한국과의 협력 수요가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인도의 대한국 무역적자 확대, 신규 자유무역협정 추진 등으로 한국과의 무역협정 개선의 상대적 중요도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바이오 산업 부문에서 제약을 중심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방위·전기자동차·스마트 인프라·우주·방산 부문에서는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정이다.

다만 인도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및 인도 내 연구개발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는 향후 경쟁력 강화의 잠재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하는 글로벌혁신지수에서 인도의 순위는 2015년 81위에서 2024년 39위로 급등했다. 2023년 인도의 특허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17.2% 증가한 9만298건을 기록했으며 7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인도의 논문 발표 건수는 2015년 8만5229건에서 2024년 18만1293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일본·독일·영국을 제치고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인도 정부는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의 행정적·재정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생산연계인센티브(PLI)·인도반도체미션(ISM) 등 제조업 보조금 제도를 통해 투자를 유도하고 있으며, 중앙정부의 총괄 기관을 지정해 산업 지원책을 기획 및 추진하고 있다.

미국·유럽연합·일본 등 주요국과 인도는 광범위한 산업협력 전략 및 플랫폼을 기반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기업은 외자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외자기업은 거대시장인 인도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확보 및 인도의 인재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전략기술 이니셔티브(TRUST), 유럽연합은 무역기술위원회(TTC), 일본은 차세대 경제안보 파트너십 등을 통해 인도와 협력을 추진 중이다.

인도는 다자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아르테미스 협정에 가입했고, 같은 해 글로벌바이오연료연합을 공동 출범했다.

보고서는 한-인도 첨단전략산업 협력을 본격화하기 위해 양국의 협력 의지·원칙·비전을 제시하는 양자 간 청사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가칭 '한-인도 첨단전략산업 이니셔티브'를 통해 양국의 수요를 반영하고 상호호혜적 협력이 가능한 첨단 분야를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주도의 산업에서는 양국 공공기관 및 공기업 중심의 협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민간 주도의 산업에서는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을 위한 환경 조성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투자가 수출 확대·사업 수주·경제안보·양국의 전략적 관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인 지표로 점검해 인도에서 주요 사업을 추진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 첨단전략산업 관련 패키지 개발협력 지원이 인도 내 개발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인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과 인도는 2016년 9월 1차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시작으로 2024년 7월까지 총 11차례의 협상을 진행했으나 가시적 성과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2023년 기준 인도의 GDP는 약 6조7000억 달러로 한국의 약 3배 수준까지 확대됐으며, 인도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약 140억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