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하회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기대가 높아졌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2026년 1월 소비자물가 동향 및 금융시장 반응' 보고서에 따르면 1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전월(2.7%)보다 둔화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2.5%)를 밑도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해 전월(0.3%)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0.3%)를 하회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라 전월(2.6%)보다 둔화됐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전월(0.2%)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항목별로 보면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1.5% 하락하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를 억제했다. 휘발유 가격은 3.2% 하락해 1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식품 가격은 0.2% 상승에 그쳐 전월(0.7%)보다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다.
중고차 가격은 1.8% 하락하며 전월(-0.9%)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골드만삭스는 중고차 가격 하락이 근원지수를 7bp(0.07%포인트) 끌어내렸다고 추정했다.
반면 서비스 가격은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전월(0.3%)보다 상승세가 확대됐다. 특히 운송서비스는 0.4%에서 1.4%로 상승폭이 크게 늘었고, 항공료는 6.5% 급등하며 근원지수를 8bp 끌어올렸다.
주거비는 0.2% 상승해 전월(0.4%)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임대료(rent)와 자가주거비(OER) 모두 0.2% 상승하며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서비스 물가는 0.59% 상승해 전월(0.23%)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이는 교육·통신서비스가 전달 통신비 할인 기저효과로 -0.8%에서 0.4%로 반등한 영향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초 물가 급등 우려와 달리 헤드라인 CPI가 예상치를 하회하고 근원 CPI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잘 통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는 아니며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잘 통제되고 있다"며 "연준 정책은 인플레이션보다 고용지표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연초 가격 조정이 이루어지는 1월 CPI가 온건하게 나온 것은 의미 있다"며 "향후 수개월간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우세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중고차를 제외한 근원상품에서 관세 전가가 지속되고 있다며 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0.38%에서 0.49%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도 PCE 전망치를 0.30%에서 0.40%로 높였다.
웰스파고는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점진적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지속되면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티는 금년 중 75bp(0.75%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며 4월, 7월, 9월에 각각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이 반영하는 상반기 내 25bp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80.7%에서 88.0%로 상승했다. 연내 금리 인하 폭은 전날 59bp(2.4회)에서 64bp(2.5회)로 확대됐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3.40%를, 10년물 금리는 0.05%포인트 내린 4.05%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0.1% 오른 6836.2를 나타냈으나 장후반 상승폭이 축소됐다. 엔비디아는 빅테크 자본지출(CAPEX) 수익성 우려로 2.6% 하락했고, 애플은 연방거래위원회(FTC) 위법 경고 영향으로 2.2% 떨어졌다.
달러화 지수(DXY)는 0.1% 하락한 96.85를 기록하며 약세를 보였다. 역외 NDF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1% 상승한 1440.0원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