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미국 주도의 기술 협력 이니셔티브 '팍스실리카(Pax Silica)'에 합류하며 반도체 등 핵심 기술 공급망 구축에 동참했다.

미국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인도가 전략적 동맹국 간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미국 주도 이니셔티브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도의 러시아산 할인 원유 구매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봉합된 후 관계 복원을 알리는 신호로 풀이된다.

세르히오 고르 주인도 미국 대사는 이날 뉴델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정상회의에서 협정 서명에 앞서 "팍스실리카는 기술이 자유로운 국민과 자유 시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믿는 국가들의 모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의 팍스실리카 가입은 단순히 상징적인 것이 아니라 전략적이고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중국과의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첨단 제조업, 핵심 기술 분야에서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워싱턴의 노력에 인도가 긴밀히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팍스실리카는 반도체 설계, 제조, 연구 및 공급망 회복력에 대한 파트너 국가 간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 이니셔티브는 중국이 지배하는 제조 허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민주주의 국가와 전략적 동맹국 간 신뢰할 수 있는 생산 네트워크를 촉진하려는 취지다.

한국과 일본, 영국, 이스라엘이 이미 팍스실리카 프레임워크에 참여한 상태다.

인도의 합류는 양국이 수주 전 관세를 인하하고 시장 접근을 확대하는 잠정 무역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인도에 대한 상호 수입 관세를 25%에서 18%로 낮추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에 합의한 후 이전에 부과한 추가 25% 관세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인도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대폭 늘렸다. 이는 서방 파트너들의 비판을 샀다. 뉴델리는 인플레이션 관리와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해명해왔다.

팍스실리카 가입과 무역 양보를 결합한 인도의 행보는 상업을 넘어 장기적인 기술 및 안보 협력으로 확장되는 전략적 수렴을 의미한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서 인도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르 대사는 "무역 거래에서 팍스실리카, 국방 협력에 이르기까지 우리 두 나라가 함께 일할 잠재력은 진정으로 무한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