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계엄 사태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죄 무기징역 선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계엄 선포가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었다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윤 전 대통령은 5일 변호인단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난 2024년 12월의 전격적인 계엄 선포가 국민을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이 자신에게 편향적이라고 일축했다고 미국 AP통신이 보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사법부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고 법과 양심에 기초한 판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항소를 통한 법적 투쟁을 계속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깊은 회의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다만 유정화 변호인은 윤 전 대통령이 "현재 심경을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항소권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날 선고에 대해 7일 이내 항소할 수 있다.
지규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전날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으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에 대해 사과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한 이유 없이 여러 차례 출석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군·경 병력을 동원해 야당이 장악한 국회를 불법적으로 장악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정치적 반대 세력을 체포하며 무기한 독재 체제를 구축하려 한 내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계엄 선포와 관련해 수사를 받거나 기소된 군인, 경찰, 공무원 가족들에게 동정을 표하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형을 구형한 특별검사 측은 선고 후 법원의 사실 판단과 형량에 대해 "유보적 입장"이라며 불복 항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사팀 소속 장우성 검사는 "법원의 사실 인정과 형량의 경중에 대해 유보적 입장"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법원은 또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가담한 전직 군·경 간부 5명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계엄 계획과 군 동원에 핵심 역할을 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는 5일 기자회견에서 법원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내란에 해당한다는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죄추정의 원칙은 예외 없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2024년 12월 3일 심야에 발표됐지만 약 6시간 만에 해제됐다. 국회의원들이 군의 봉쇄를 뚫고 의사정족수를 이뤄 만장일치로 계엄 해제안을 가결했고, 이에 따라 내각이 계엄을 해제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14일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고, 지난 4월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확정했다. 현재 65세인 그는 지난해 7월부터 구금된 상태로 여러 형사재판을 받고 있으며, 내란죄가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는 혐의다.
비록 짧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수십 년 만에 한국의 가장 심각한 정치 위기를 촉발했다. 정치와 고위급 외교가 마비되고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권력 공백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조기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해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