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군의 대규모 공격드론 계약 사업이 미국 억만장자 피터 틸의 투자 개입으로 의회 내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매체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의회 예산위원회는 다음 주 베를린 소재 스타크 디펜스와 뮌헨 소재 헬싱의 공격드론 공급 계약 승인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스타크 디펜스에 피터 틸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틸은 페이팔과 팔란티르를 공동 창업했으며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극우 성향 자유지상주의자로 자유민주주의에 회의적인 발언을 해온 인물이다.

녹색당 소속 사라 나니 의원은 "이번 거래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투자자 관련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매우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AFP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극좌 정당 디 링케의 디트마르 바르치 의원은 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에 공공연히 반대하는 인물이 후원하는 기업에 수십억을 지불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계약 중단을 촉구했다.

사회민주당(SPD) 소속인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도 화요일 "스타크 디펜스에 계약을 낙찰하기 전에 틸이 실제로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이번 계약의 초기 규모는 총 5억3600만 유로(약 7800억 원)지만 옵션 조항을 포함하면 수십억 유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한편 의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보수당 소속 토마스 뢰베캄프 의원은 RND 언론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틸 관련 우려를 대체로 일축했다.

그는 "미국 투자자가 보유한 소수 지분은 부차적 중요성만 가질 뿐"이라며 "특히 리투아니아 NATO 동부전선에 배치된 독일군을 보호하기 위해 드론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뢰베캄프 위원장은 "가격, 수량, 기술 역량 관련 미해결 질문들은 남아 있지만 통상적인 의회 절차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크 디펜스는 틸의 지분이 10% 미만이라는 점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 공개를 거부했다. 회사 측은 틸의 지분이 특별한 권리나 영향력을 수반하지 않으며 기밀 기술정보에 대한 외부 접근은 독일 당국이 규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니 의원은 일반론적으로 유럽의 기술 및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첨단 장비를 사고 싶지 않다면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SPD 소속 안드레아스 슈바르츠 의원은 드론 계약 승인에 대한 의회 내 폭넓은 지지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는 "틸은 독일 당국과 NATO가 사용하는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들에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슈바르츠 의원은 "국방장관이 틸의 영향력에 대한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의회는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