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는 납품대금 연동제를 회피하려는 대기업의 탈법행위 유형을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위탁기업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연동제를 회피하는 행위를 3가지 유형으로 구체화하고 이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중기부에 따르면 납품대금 연동제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수탁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2023년 10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하지만 제도 시행 후에도 현장에서는 제도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우회적 거래 관행이 지속적으로 포착됐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는 미연동 약정을 기본으로 하는 계약서 양식을 수탁기업에게 배포하고 체결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상력 격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시장의 자율적 조정 기능만으로는 공정한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수탁기업은 보복 우려로 불합리한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명시된 금지행위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원재료임에도 별개의 원재료인 것처럼 분리해 견적서 등에 명시하도록 하는 행위 △수탁기업과 협의 없이 납품대금 연동을 하지 않는 것을 계약의 기본 내용으로 정하는 행위 △수탁기업과 협의 없이 납품대금 연동 적용을 수탁기업의 별도 요청이 있는 경우로 한정해 계약의 기본 내용으로 정하는 행위 등이다.
아울러 이들 행위에 준하는 방법으로 납품대금 연동을 회피하는 행위도 포괄적으로 금지했다.
중기부는 수탁 중소기업과 전문가, 실무자 등으로부터 현장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현장간담회를 8차례 개최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측은 "위탁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연동 요청이 어려우므로 사실상 미연동 합의 강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중기부는 이번 규제로 위탁기업에는 명확한 준법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수탁기업에는 실질적 보호 장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위탁기업에 별도의 실무적·경제적 의무를 부과하지 않아 규제 준수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 반면,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과 공정 거래 질서 확립이라는 사회적 편익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2월 20일부터 4월 1일까지 입법예고될 예정이다. 중기부는 기존 수·위탁계약 불공정거래 조사 인력과 납품대금연동지원본부 등 구축된 행정 인프라를 활용해 별도 조직 신설이나 인력 충원 없이 효율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향후 납품대금 연동제 실태조사와 직권조사 등을 실시해 위탁기업의 법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매년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 규제의 존치 여부 및 개선 필요성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