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견기업들이 지난해 지불한 관세가 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경제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다.

JP모건체이스 은행 계열 연구소인 JP모건체이스 인스티튜트는 5일(현지시간) 미국 중견기업들의 관세 부담이 지난해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 대상 기업들은 총 4천80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중견기업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건을 약속했던 바로 그런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추가 세금 부담을 흡수하기 위해 고객에게 높은 가격으로 전가하거나, 고용을 줄이거나, 낮은 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치 맥 JP모건체이스 인스티튜트 기업연구 책임자는 "이는 기업의 사업 비용에 큰 변화"라며 "일부 기업들이 중국과의 거래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다른 지역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징후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관세를 미국 기업들이 지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관세를 외국이 부담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과 상반되는 경제 분석이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JP모건체이스 인스티튜트 보고서는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연 매출 1천만~10억 달러, 직원 500명 미만의 중견시장 기업들을 분석했다. 이들은 대기업만큼 가격 결정력은 없지만 공급망을 빠르게 전환해 관세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규모의 기업들이다.

분석 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탈중국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중국에 대한 지급액은 2024년 10월 수준 대비 20% 감소했다. 다만 중국이 단순히 다른 국가를 통해 제품을 유통하는지, 실제로 공급망이 이전되었는지는 불명확하다.

백악관은 미국 기업들이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는 이번 분석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관세는 외국 기업이 부담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인구조사국이 같은 날 발표한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난해 252억 달러 증가해 1조2천40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해 중" 무역흑자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가 경제와 기업, 근로자에게 축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4일 트럼프 관세 부담의 약 90%가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연구에 대해 "해당 보고서는 수치스럽다"며 "연준 역사상 본 최악의 보고서"라고 CNBC에 말했다.

뉴욕 연은 연구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평균 관세율을 2.6%에서 13%로 인상했다. 그는 철강, 주방 캐비닛, 욕실 가구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가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회를 우회하기 위해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난 4월 '해방의 날'이라 부르는 행사에서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제품에 기본 관세를 부과했다.

높은 관세율은 금융시장에 패닉을 일으켰고, 트럼프 대통령은 세율을 철회한 뒤 여러 국가와 협상을 진행해 새로운 무역 체계를 마련했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법적 권한을 초과했는지에 대해 곧 판결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인플레이션 통제를 공약으로 당선되었지만, 그의 관세 정책은 유권자들의 생활비 불만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 학계 경제학자 팀은 소비자물가가 관세가 없었을 경우 대비 약 0.8%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