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대학교 시스템 이사회가 학생들이 '불필요하게 논란이 되는 과목'을 수강하지 않고도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사회는 5일(현지시간) 회의에서 해당 정책을 통과시켰다. 이 정책은 교수들에게 강의계획서에 다룰 주제를 공개하고 계획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며, 논란이 되는 이슈를 다룰 경우 '폭넓고 균형 잡힌 접근'을 보장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정책은 무엇이 '논란이 되는' 것인지, 무엇이 '폭넓고 균형 잡힌 접근'인지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았다. 반대론자들은 이러한 용어가 정의되지 않은 채로 남겨지면 행정부가 사안별로 해석해야 하며, 교수들이 불만 제기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어려운 주제를 피하도록 압박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물리학과 피터 오니시 교수는 약 40분간 진행된 공청회에서 "(행정부가) 해당 학문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저 불쾌한 언론 보도를 피하려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공청회에는 교수·학생·동문 등 10명의 발언자가 참여했으며, 모두 정책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케빈 엘티프 이사회 의장은 구체성이 부족한 것은 오늘날 정치적으로 격화된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어려운 시기에 있다"며 "모호함이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발언자들은 논란이 되는 주제를 제한하면 학생들이 복잡하고 미해결된 정치·사회 문제를 다뤄야 하는 직업에 대비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정보대학원의 데이비드 그레이 위더 교수는 "취업 시장은 지금 정말 어렵다"며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권 변호사는 이 규정이 법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AACP 법률방위기금의 정책 자문위원인 앨런 류는 이 정책이 '관점 차별'로 이어질 수 있으며, 노예제·인종분리 등 흑인 역사의 핵심 주제를 다루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흑인 학생과 교수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텍사스대 시스템은 최소 10년 동안 교수들이 교실에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지만 "자신의 과목과 관련이 없는 논란이 되는 주제를 교육에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규정을 유지해왔다.

이번 투표는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가 아프리카·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연구, 멕시코계 미국인·라틴계 연구, 미국학, 여성·젠더·섹슈얼리티 연구 학과를 새로운 사회문화분석학과로 통합한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800명 이상의 학생들이 해당 프로그램에서 전공·부전공·대학원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

당시 짐 데이비스 총장은 인문대학 전반에 걸쳐 "일부 상당한 불일치와 분산"을 발견한 검토에 따라 재편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공립대학들은 인식된 진보 편향을 해결하라는 주 및 연방 지도자들의 압박에 직면해왔다. 주지사가 임명한 이사들에게 교실 수업·채용·징계에 대한 더 많은 감독권을 부여하는 새로운 주법인 상원 법안 37호에 따라, 텍사스A&M대와 텍사스공대 시스템은 인종·젠더·섹슈얼리티를 가르치는 방식을 제한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텍사스대가 5일 통과시킨 정책은 이러한 주제를 명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는 학과들이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고 시민 가치와 서구 문명을 증진하는 등의 요구사항에 동의하는 대가로 연방 자금에 대한 우선 접근권을 제공받은 9개 대학 중 하나였다.

일부 학생들은 공식적으로 합의에 서명하지 않았더라도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가 이미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멕시코계 미국인·라틴계 연구 박사과정 학생인 알폰소 아얄라 3세는 자신의 학과가 자율성을 잃는 동안 대학이 보수 성향의 시민리더십대학원을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얄라는 "이것을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것 이외의 다른 것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텍사스A&M대, 텍사스대 시스템,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는 이 기사를 최초 보도한 텍사스트리뷴의 재정 후원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