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약 승인에 필요한 임상시험 기준을 2개에서 1개로 완화하는 방침을 제시했다.
마티 마카리 FDA 국장과 빈센트 프라사드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국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1개의 핵심 임상시험이 신약 승인의 기본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약 개발자들의 자본 비용을 낮추면 연구개발의 과도한 비용이라는 높은 약가 정당화 논리를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적인 미국인들의 약가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이유도 제시했다.
FDA 관계자들은 현대 신약 개발 기술이 1960년대와 달라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2개 임상시험 기준은 제약사가 우연히 성공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들은 "두 번의 핵심 임상시험은 통계적으로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 오류 가능성을 극적으로 줄였다"고 인정했다.
이어 "하지만 2026년 현재 현대 신약 개발은 통계적·생물학적 추론 모두에 의존하며 여러 방식으로 신뢰성을 확립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에 다시 시험하도록 요구하는 것 외에도 제품이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FDA는 필요시 여전히 2개 연구를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기준은 시판 후 데이터 수집 강화와 함께 추진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제약업계가 활용해온 가속 승인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가속 승인은 1개의 핵심 임상시험만으로 허가를 받고 이후 추가 증거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2022년 발표된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시장에 출시된 49개 신약 중 절반 이상이 1개의 핵심 임상시험만으로 승인됐다.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앤드루 차이는 "새 기준이 안과, 정신과, 면역학, 심장학 등 분야의 신약 개발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이는 "이미 1개 핵심 임상시험을 마치고 또 다른 시험이 진행 중인 제약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1개 임상시험 모델이 일부 개발사에는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에서 FDA가 신약 검토 속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나왔다. 그러나 지침 변경, 지연, 예상치 못한 승인 거부 등으로 업계는 예측 불가능한 규제 당국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 FDA는 모더나의 새 독감 백신 검토를 거부했다가 방침을 번복하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프라사드가 실무진의 결정을 뒤집고 거부 결정을 내렸다고 전해졌다.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마카리를 불러 FDA의 백신 처리 방식을 논의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FDA는 가속 승인에 대해 더 엄격한 입장을 취했으며, 해당 절차에 대한 광범위한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