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태평양 상공 어디쯤에서 캄팟 파네분은 '국가 없는 남자'가 됐다.
텍사스주 아마릴로 출신인 파네분(43)은 괌을 출발해 서쪽으로 향하는 전세기에 비자발적 승객으로 탑승했다. 1990년 어린 난민으로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도착한 이후 미국 밖으로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의 손과 발은 함께 묶여 있었다. 그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라 라오스로 추방되는 중이었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파네분은 미국에서 43년을 살았지만 라오스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한다. 그곳에 가족도, 연고도 없다. 그는 텍사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국인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 정책은 파네분 같은 사람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나라에서 살도록 강제하고 있다. 미국에서 범죄 기록이 있다는 이유로 추방 대상이 된 그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가 아닌, 부모의 출신국으로 보내졌다.
파네분은 라오스에 도착한 뒤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어 장벽과 문화적 단절로 인해 일상생활조차 힘든 상황이다.
이민 전문가들은 "이런 추방은 사실상 인권 침해"라며 "미국에서 평생을 산 사람을 생면부지의 국가로 내보내는 것은 비인도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와 범죄 기록이 있는 외국 출신자에 대한 강제 추방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서 수십 년을 거주한 사람들도 추방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추방 정책이 가족을 해체하고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며 정책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