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정보당국이 러시아가 일자리를 미끼로 케냐인 1천명을 속여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했다는 조사 결과를 의회에 보고했다.

케냐 의회의 키마니 이충과 원내대표는 4일(현지시간) 국가정보국(NIS)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며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들이 인력 중개업체와 공모해 케냐인들을 속였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충과 대표는 "러시아 대사관 측이 케냐인들에게 러시아에서 숙련된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속인 뒤 관광 비자를 발급했다"며 "이들을 전선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89명의 케냐인이 현재 전선에 배치되어 있으며, 39명은 병원에 입원했고, 28명은 실종됐다. 일부는 귀국했으며 최소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케냐인들을 러시아로 데려간 것으로 추정되는 중개업체들의 세부 정보도 담고 있다.

한편 케냐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혐의를 부인했다.

러시아 대사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려는 사람에게 비자를 발급한 적이 없다"며 "다만 러시아연방은 외국 시민이 자발적으로 군대에 입대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충과 대표는 케냐 주(駐)모스크바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케냐 공무원들이 이 계획에 공모한 사실이 드러나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수십 개의 케냐 가족들이 러시아에 발이 묶인 가족을 귀국시켜 달라고 정부에 호소해왔다.

이들 중 일부는 강제로 전선에 투입됐고, 일부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포로로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한 케냐인들은 전기기사나 배관공 같은 숙련 직종 일자리를 약속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러시아어로 작성된 계약서에 서명했으며 군사 훈련을 거의 또는 전혀 받지 않은 채 전투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케냐 외교부는 앞서 이 문제를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주의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해 중개업자 2명이 체포되어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