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기업들이 직원을 위한 간병인 복지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데브라 휘트먼 최고정책책임자는 "아버지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을 때 유급 간병 휴가를 활용해 며칠간 돌볼 수 있었다"며 "모든 휴가를 소진하는 대신 간병 휴가를 낼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AARP에 따르면 미국에서 6300만 명 이상이 성인 가족을 돌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정규 유급 직장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고령 부모를 돌보면서 동시에 자녀를 키우는 직장인들에게 전일제 근무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뉴욕라이프 그룹 베네핏 솔루션스의 메간 셰이 부사장은 "평균적으로 간병인은 하루 약 6시간을 노인 가족 돌봄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간병 기간이 평균 6년에 달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삶 전체가 바뀌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가족의료휴가법(FMLA)을 통해 직계 가족을 돌보기 위해 연간 최대 12주의 무급 휴가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50명 이상 근로자를 둔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무급이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근로자들은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휘트먼은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데, 이는 소득뿐 아니라 퇴직 연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주 입장에서도 훌륭한 인재를 잃는 손실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부 주정부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유급 간병 휴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 12개 이상의 주에서 신생아나 중병에 걸린 가족을 돌보기 위한 유급 휴가를 의무화했다.
프루덴셜 파이낸셜의 메간 피스트리토 부사장은 "간병은 상당수 근로자들의 현실"이라며 "고용주들이 나서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정부 의무화 프로그램과 기업 자체 제공 프로그램 모두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유급 간병 휴가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2~6주를 제공한다. 일부는 최대 12주까지 제공한다. AARP는 적격 직원들에게 중병에 걸렸거나 50세 이상으로 식사 준비, 병원 예약, 재정 관리 등에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기 위해 연간 최대 2주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피스트리토는 "유연한 근무 일정과 원격 근무 능력이 매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자들이 간병 필요성에 대한 대화를 적극 장려하고 직원 복지를 주도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고용주들은 '케어 컨시어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직원들이 의료 제공자를 찾고, 주 및 연방 의무 혜택을 이해하며, 메디케어 같은 복잡한 시스템을 탐색하도록 돕는다.
휘트먼은 AARP가 제공하는 이 서비스를 활용해 아버지가 사는 지역의 간병인 명단을 확보했다. 그는 "그 명단만으로도 정말 중요한 단계였다"고 말했다.
한편 휴가를 내기 어려운 경우를 위해 원격 모니터링 기기들도 활용되고 있다. 버몬트 주에서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보는 수잔 해먼드는 어머니 집에 카메라와 동작 감지기를 설치해 일과 수면 중에도 어머니를 모니터링한다.
비영리단체 워 레거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해먼드는 "현관문이 열리면 시계나 휴대전화로 알림이 온다"고 전했다. 그는 "카메라와 알람을 모니터링해 어머니가 안전한지 항상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셰이는 구직자들에게 면접 시 "연방 및 주 차원에서 어떤 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그 외에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지" 등을 질문할 것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