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가 프랑스·독일·스페인이 공동 개발 중인 미래전투항공체계(FCAS) 프로그램의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2개 전투기 방안'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린 연간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객들이 요청한다면 2개 전투기 솔루션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편된 FCAS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리 CEO는 FCAS 프로그램이 현재 "어려운 기로"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세대 전투기(NGF) 부문을 제외한 전투 클라우드, 원격 무인기, 엔진 등 다른 분야는 "잘 작동하며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단일 분야의 교착 상태가 유럽의 첨단 집단방위 역량의 미래 전체를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17년 처음 발표된 6세대 항공전투체계 프로그램은 작업 분담, 주도권, 기술 이전 문제를 둘러싼 분쟁으로 수년간 표류해왔다. 프랑스와 독일이 설정한 2025년 말 프로그램 미래 명확화 시한이 아무런 발표 없이 지나가면서 좌절감이 커진 상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번 주 인터뷰에서 독일은 현재 프랑스와 같은 항공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항공모함에서 운용 가능하고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전투기가 주권적 능력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메르츠 총리는 요구 사항 프로필을 해결할 수 없다면 프로젝트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벨기에 테오 프랑켄 국방장관은 소셜미디어에 메르츠 인터뷰가 "독일 총리에 따르면 FCAS는 죽었다는 의미"라며 "프랑스-독일 전투기는 없을 것"이라고 게시했다. 그는 벨기에가 프로그램 내 옵서버 지위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리 CEO는 "프로그램 전체가 여전히 의미 있으며 다른 분야의 진전과 타당성을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고 계속 믿는다"고 말했다.

에어버스가 단독으로 새 전투기를 개발하거나 스웨덴과 협력하거나 영국·이탈리아·일본의 글로벌전투항공프로그램(GCAP)에 합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포리 CEO는 "너무 일찍 옳은 것은 잘못"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에어버스가 FCAS 프로그램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개 전투기 방안이 있다면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국가와 힘을 합칠지 결정하는 것은 고객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포리 CEO는 유럽의 "야심찬" 미래전투항공체계에 대한 필요성은 변함없다며 FCAS 규모의 프로젝트는 협력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공군이 현대적 유인 전투기 부족으로 일정 기간 무력화될 위험을 감수하고 곧바로 무인 항공기 미래로 이동할지, 아니면 다음 능력으로 이동하기 전에 유인 전투기에 "많은 돈"을 투자할지 고민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무인 비행 능력이 증가하는 것과 별개로 유인 전투기에 대한 필요성이 여전히 있다는 믿음"이라고 그는 말했다. "상당히 먼 미래" 어느 시점에는 유인 능력이 무인 능력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어버스가 주도하는 장거리 무인기 개발 프로그램인 유로드론 사업과 관련해 포리 CEO는 고객들 간 "향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매체 샬린지는 이달 초 프랑스가 독일·이탈리아·스페인과 해당 프로그램 탈퇴 협상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