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가장 아꼈던 아들로 알려진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가 66세 생일인 12일(현지시간) 공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앤드루 전 왕자는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혐의로 경찰에 구금됐다. 이는 현대사에서 영국 고위 왕족이 경찰에 구금된 최초의 사례다.
경찰 수사는 앤드루가 무역 특사로 활동하던 시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 따르면 앤드루 전 왕자는 무역 특사 시절 정부 공식 문서를 엡스타인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 범죄 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앤드루는 1960년 여왕과 필립 공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왕위 계승 순위에서 밀린 그는 왕실 차남의 전형적인 길인 군 복무를 선택했다.
그는 22년간 영국 해군에서 복무했으며,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당시 헬리콥터 조종사로 전투 작전에 참여했다. 2001년에는 영국의 국제 무역 및 투자 특별대표로 임명됐다.
하지만 엡스타인과의 친분이 문제가 되면서 2011년 무역 특사직에서 물러났다. 엡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18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한때 '랜디 앤디'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화려한 연애사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앤드루는 이후 금전 문제와 엡스타인 같은 의심스러운 인물들과의 관계로 구설에 올랐다.
2019년 엡스타인이 재차 체포되자 앤드루는 영국 BBC 뉴스나이트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엡스타인과의 접촉을 해명하려 했으나 역효과만 냈다. 그는 믿기 어려운 변명을 늘어놓고 엡스타인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을 보이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여론의 역풍 속에서 앤드루는 2019년 11월 20일 '당분간' 공식 왕실 업무와 자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2021년 8월 엡스타인의 피해자인 버지니아 주프리가 뉴욕 법원에 앤드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주프리는 미성년자였던 시절 앤드루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앤드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모든 군 직위와 왕실 자선 활동에서 박탈당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비공개 합의금을 지불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성 착취 피해자로서 주프리가 겪은 고통은 인정했다. 주프리는 2025년 4월 41세의 나이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앤드루가 자신이 주장했던 것보다 더 오래 엡스타인과 연락을 유지했다는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추문은 끝나지 않았다. 찰스 3세 국왕은 동생의 왕자 작위와 기타 명예, 윈저의 로열 로지 거주지를 모두 박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