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가 연말 쇼핑 시즌 동안 저가 전략으로 고소득층을 포함한 광범위한 소비자를 끌어들이며 또 한 번 견조한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전망치를 제시하며 불확실한 경제 환경을 시사했다.

월마트는 20일(현지시간) 1월 31일 마감된 4분기 순이익이 42억4천만달러(약 6조1천억원), 주당순이익이 53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74센트로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 73센트를 1센트 웃돌았다.

전년 같은 기간 순이익은 52억5천만달러, 주당순이익은 65센트였다.

4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1천806억달러에서 5.6% 증가한 1천90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다.

온라인 매출을 포함한 동일매장 매출은 4.6% 증가했다. 이는 지난 분기 증가율 4.5%를 웃도는 수치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매출은 24% 급증했다.

이번 분기는 10년 만에 새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처음 발표된 실적이다. 존 퍼너 신임 CEO(51)는 이달 초 더그 맥밀런 전임 CEO의 뒤를 이어 취임했다. 맥밀런은 2014년 CEO 취임 이후 월마트를 기술 기반 거대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며 강력한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월마트 주가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 이후 25% 이상 상승했다. 이달 초에는 비기술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월마트의 이런 성과는 인플레이션으로 지갑을 닫은 미국 소비자들을 공략한 결과다. 월마트에 따르면 매주 1억5천만명 이상의 고객이 웹사이트나 매장을 방문한다. 방대한 고객 기반을 보유한 월마트의 실적은 미국 소비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간주된다.

인플레이션은 진정됐지만 지난 5년간 소비자물가는 약 25% 급등했다. 다수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수개월 내 미국 관세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분을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마트의 저가 전략은 부유층 쇼핑객까지 끌어들이며 고객층을 확대했다. 연소득 10만달러(약 1억4천만원) 이상 가구에서 가장 큰 시장점유율 증가세를 보였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월마트는 매장 진열 상품 구성을 조정하는 한편 일부 비용 증가분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높아진 원가를 관리해왔다.

다만 회사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1분기 매출은 3.5~4.5% 증가하고 주당순이익은 63~65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매출은 7천64억달러, 주당순이익은 2.64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를 다소 밑도는 수준이다.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는 1분기 주당순이익 68센트였다. 연간으로는 주당순이익 2.64달러, 매출 7천126억달러를 예상했었다.

이날 월마트 주가는 장 시작 전 거래에서 3% 가까이 하락했다.